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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공터에서돌아온 장인의 ‘성적’ 대상화?
최하영 기자  |  hellohy@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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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7  01: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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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남편의 등에서 오줌을 쌌다. 남편이 처네를 풀었다. 이도순은 보따리에서 기저귀를 꺼냈다. 딸아이의 작은 성기가 추위에 오므라져 있었는데 그 안쪽은 따스해 보였다. 거기가 따뜻하므로 거기가 가장 추울 것이었다.
 
다음은 칼의 노래, 남한산성등의 소설로 유명한 소설가 김훈의 신작 공터에서의 한 구절이다. 공터에서는 일제강점기, 6.25전쟁 등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굵직한 사건들을 마씨 집안사람들의 가족사에 담아낸 소설이다. 이야기는 마동수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그의 죽음에서 그의 차남 마차세로. 다시 마동수에서 동료 하춘파로. 마동수의 처, 이도순에서 마동수로. 결국은 마동수에서 마장세로. 그렇게 결국은 마동수로부터 벗어나려고 애쓴 이들이 다시 마동수로 집약되며 끊을 수 없는 혈연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소설가 김훈은 조사 한 글자로 객관성과 주관성을 넘나들며 사람들로부터 언어의 장인이라고 불린다. 그런 장인 김훈의 약 5년만의 복귀작인 공터에서는 김훈이라는 이름만으로 출간 전부터 큰 화제가 됐으며 그 화제성은 출간 이후 줄곧 판매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입증됐다.
 
장인의 논란과 세 번의 묘사
그런데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하 알라딘)에서 예상하지 못한 논란이 시작됐다. 해당 사이트의 한 독자는 공터에서의 위 장면을 찍어 올리며 읽기 불편하다고 평했다. 동일 사이트의 또 다른 독자는 여자란 이유만으로 아기를 성적인 존재로 그려내다니 역겹다. 제정신인가. 아동 성추행적인 표현으로 신고하고 싶다라는 평을 남겼다.
 
마차세가 밑을 닦아줄 때 마동수는 의식이 있을 때도 의식이 없는 척하고 아래를 내맡겼다. 마차세는 병자가 의식이 없는 척해주는 편이 오히려 편했다. 병자의 성기는 까맣게 퇴색해 늘어졌고 흰 터락 몇 올이 남아 있었다. 사타구니 언저리에는 검버섯이 돋아났고 고환 껍질에 습기가 차 있었다.
 
누니를 태운 말이 멀어져 갔다. 말 엉덩이 사이에 새카만 생식기가 쪼그라져 있었다. 말은 수말이었다.
공터에서에서 작가는 크게 세 번 성기에 대해 묘사를 한다. 첫 번째는 마동수가 병석에 누워있을 때 그의 차남 마차세가 늙은 아버지의 밑을 살필 때고, 두 번째는 마동수의 처, 이도순이 미군의 폭격을 피해 남쪽으로 피난을 갈 때고, 세 번째는 딸 누니와 함께 어린이 공원을 찾은 마차세가 조랑말을 보고 있을 때다.
 
그리고 의문
이러한 세 번의 성기에 대한 묘사에도 불구하고 유독 두 번째의 성기가 논란이 된 것은 바로 묘사의 대상이 여자그리고 아이였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처음 이러한 김훈의 아동 성적 대상화 논란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의아했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훈의 아동 성적 대상화 논란을 알게 된 후 해당 구절을 다시 곱씹어 읽어보고 다시 그들의 주장을 되새겨봤다. ‘아기를 성적인 존재로 그려내다니.’ 한자사전에 따르면 성적(性的)의 뜻은 다음과 같다. 남녀(男女)의 양성(兩性)에 관계(關係)되는 것 성욕(性慾)에 관계(關係)되는 것. 그들이 말하는 성적인 존재의 성적은 아마 두 번째 뜻에 해당될 것이다. 다시 공터에서의 구절로 돌아가면 성욕에 관계되는 것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없다. 단지 그들이 문제로 삼는 표현은 작가의 개성이 드러나는 일부일 뿐이다. 누군가는 왜 이렇게 불필요한 묘사를 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작가는 공터에서를 본디 다섯 권짜리의 소설로 구상했다가 결국 한 권으로 마무리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사실로 추정컨대 작가는 다섯 권 분량의 내용을 한 권의 분량으로 축소를 하는 과정에서 고심에 고심을 해가며 한 구절 한 구절을 써 내려갔을 것이다. 이를 통해 해당 구절은 작가에게 전혀 불필요하지 않은 부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알라딘의 깨어있는 자들
알라딘에서 이러한 논란이 일었다는 사실을 알고 필자만의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 반디앤루니스와 영풍문고, 교보문고 등 다른 인터넷 서점의 리뷰를 하나하나 찾아 읽어봤다. 하지만 알라딘에서처럼 분노에 차 아동 성적 대상화로 불쾌하다는 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알라딘 이용자들만이 의식이 깨어있는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 소위 선동이라는 요인이 이 논란을 가세하지는 않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논란이 된 구절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불편했던 그들이 왜 알라딘에만 모여 있을까, 의문이 드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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