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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축복이 될까, 재앙이 될까
특집호 학술팀  |  kwupress@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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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29  12: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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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이 시대의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과연 우리에게 축복이 될지, 재앙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인문계와 이공계에서 4차 산업혁명을 각각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본지 특집호 학술팀에서 살펴봤다.
 
제도 대비 없이 기술 발전만으로 맞은
산업혁명의 그늘
산업혁명의 역사는 18세기, 17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784년 증기기관의 개발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증기, 기계 생산이었다. 1차 산업혁명으로 증기기관이 발달했고, 기계의 시초라 할 수 있는 것들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이후 100년도 채 지나지 않아 2차 산업혁명이 시작됐다. 1879년부터 시작된 2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전기, 분업, 대량생산이었다. 또 한 번의 커다란 발전이었다. 인류는 2차 산업혁명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고, 공산품이 대중화되며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다. 이어 또다시 100년도 지나지 않아 인류는 또 한 번의 혁명을 맞이한다. 바로 1969년부터 시작된 3차 산업혁명, 즉 정보화 혁명이다. 전자,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류는 공간적 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한다. 인류는 세 번의 산업혁명을 거치며 많은 풍요를 누리게 됐다.
하지만 이 풍요 뒤에는 많은 사회문제가 있었다. 가장 큰 것은 바로 자본가와 노동자의 양극화다. 산업혁명이 거듭되면 거듭될수록 인류에게는 양극화라는 치명적인 아픔이 수반됐다. 산업혁명 초기 노동자들의 삶은 비참하기 짝이 없었다. 노동법이라는 노동자 보호 제도가 존재하기 전에 산업혁명을 먼저 맞이한 영국 노동자들은 최악의 삶을 살았다. ‘장인’으로 불리며 자신의 제품 하나에 명예를 걸며 일을 하던 노동자들은 기업의 부속품으로 전락했다. 의식주를 제대로 해결하기도 어려운 수준의 박봉과 장시간 노동, 산업재해를 입어도 보상은 커녕 쫓겨나는 삶, 여성과 어린이들 역시 장시간의 노동에 시달리다 죽어 나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비참한 삶이었다.
영국의 작가 찰리 디킨스는 ‘올리버 트위스트’를 통해 19세기 영국의 이러한 산업화와 계층화를 통렬하게 비판했다. 이러한 노동자들의 분노가 가장 극적으로 일어난 것이 바로 ‘러다이트 운동’이다. 러다이트 운동은 19세기 영국에서 일어난 기계파괴운동을 가리킨다. 산업화와 계층화로 견디다 못한 노동자들이 그 원인을 기계에 돌리며 기계를 파괴하고 과거로 돌아가자고 외친 것이다. 이처럼 산업혁명으로 인한 영국 노동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극단적인 사회 운동을 야기하기까지 했다.

노동자와 자본가가 찾은 공생의 길:
노동법
물론 인류는 항상 그러해 왔듯, 공생의 길을 찾아갔다. 이후 영국에서는 단결금지법이 폐지돼 파업이 빈번하게 일어났고, 결과적으로 노동조합이 전국적으로 생겨난다. 이후 노동자에게 참정권을 부여하자는 차티스트 운동이 전개되고, 비인도적인 노동을 금지하는 공장법이 제정된다. 이후 의회에서 12시간 이상의 노동과 심야 작업을 금지하고, 이어 10시간으로 단축하는 법과 청소년의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법이 통과된다. 지금은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나라가 노동법을 제정해 노동 착취를 규제하고 있고, ILO(국제노동기구)가 존재해 전 세계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있다.

노동법에 이은 공생의 지혜:
기본소득제와 로봇세
앞서 살펴본 산업혁명 직후 영국 노동자들의 삶은 장시간 격무에 시달리고, 휴일이 없으며, 박봉에 시달리는 그런 삶이었다. 하지만 노동법이라는 안전장치 없이 산업혁명을 맞이한 영국 노동자들보다, 법과 제도의 대비 없이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할 노동자들의 삶은 더 비참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들에게는 일자리 자체가 주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3차례의 산업혁명으로 인류는 물질적 풍요, 양극화와 함께 공생하는 법을 배웠다. 자본가들의 착취로 분노한 노동자들에게 노동법이라는 보호막을 제공함으로써, 자본가와 노동자가 공생하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다시 한 번 이러한 공생의 지혜가 필요할 때다. 인간은 역사를 통해 학습한다. 노동법이라는 준비 장치 없이 맞이한 18세기, 19세기의 산업혁명이 재앙이었음을 인류는 기억하고 있다. 이 때문에 21세기 펼쳐질 3차 산업혁명에서 노동법 같은 공생의 지혜를 담아내는 새로운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기본소득제와 로봇세 부과다. 기본소득제란 국민 모두에게 조건 없이 빈곤선 이상으로 살기에 충분한 월간 생계비를 지급하는 제도다. 과거 돈이 있는 자본가들처럼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기계를 소유한 자는 더욱 부유해질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자들은 결국 가난의 길로 들어서게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생업이 불분명한 사람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복지 제도가 필요하다. 물론 조건 없는 복지는 국민을 나태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작년 6월 스위스에서는 전 국민에게 월 300만 원의 기본소득 지급에 관한 국민투표가 부결됐다. 일하지 않는 자들로 인해 국가가 저성장에 그치고 빚더미에 올라갈 것이라는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다. 또한 국민의 조세 부담률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게 바로 로봇세다. 로봇세는 생산수단으로 사용되는 로봇 소유자에게 로봇 대신 세금을 걷는 정책이다. 4차 산업혁명에선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저임금 저노동의 일자리는 모두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다. 세계 경제포럼에 따르면 2020년까지 로봇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총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때 로봇세로 세금을 충당해 기본소득을 통해 재분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본소득제와 로봇세는 서로 상관관계에 놓여있다. 로봇세는 로봇을 소유할 수 있는 자본가들의 자본에 높은 세금을 매겨 부의 재분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막대한 로봇세를 걷을 경우 자본가들의 로봇 투자가 축소될 것이고 결국 기술 혁신은 정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한다. 이제 더 이상 기본소득제와 로봇세는 우리에게 머나먼 유토피아적 정책이 아니다. 다시 한 번 인류가 공생할 수 있는 지혜를 찾아야 할 시점이다.
교수
인터뷰
4차 산업혁명에 따른 파급력은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는 일자리 수혜 분야로 여겨지는 반면, 재무회계의 경우 관련된 직업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뽑히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컴퓨터정보공학부 교수님과 경영학부 재무, 회계 담당 교수님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이 우리 사회에 미칠 파급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심동규 교수(컴퓨터정보공학부)
A.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 삶은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먼저, 대용량 데이터가 발생하고, 이 데이터 홍수에서 유효한 데이터를 추출하여 이용할 수 있는 개인과 기업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주체는 경쟁에서 도태되는 현상이 생길 것으로 사료됩니다. 화폐 등 실물에서 데이터로 표현되는 정보 사회에 살면서 데이터를 안전히 보관하고 전달하고, 이용하는 것이 점점 중요한 세상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정보 보안의 중요성이 점점 대두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재현 교수(경영학부)
A. 혁명적 변화는 일반적인 예측보다 단기적이며 파괴적으로 진행되는 특징을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알파고의 예를 보듯이 인공지능이 프로바둑 기사를 상대로 승리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지만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파괴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4차 산업 혁명은 우리의 일상을 순식간에 바꿀 것으로 예측되지만 그에 따른 법, 제도 등의 변화는 그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는 지체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Q.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 전망은 어떠할까요?

심동규 교수(컴퓨터정보공학부)
A. 4차 산업의 발달로 인하여 세상 대부분의 직업이 정보를 기반으로 한 ICT 응용으로 거듭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전문 분야와 ICT 정보 기술이 융합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따라서 이공계는 물론 많은 비이공계 분야에까지 정보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 직업군이 생길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4차 산업은 정보의 처리 및 가공에 관한 것으로 그 응용 분야별로 다양성과 개별성을 지닐 수 있어, 더 세밀한 직업군으로 분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박애영 교수(경영학부)
A. 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할 때, 어떠한 진로와 직무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지에 대한 학생들의 혼란과 위기의식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대체될 직업으로 회계사, 경영사무직이 흔히 거론됩니다. 단순하고 메뉴얼화 할 수 있는 전문 지식은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기 쉬울 것이며, 기업 내부의 비효율성이나 부정부패의 개선은 AI로의 대체가 더 바람직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회계사의 업무 중 ‘감사’의 일부나 전부는 기술적으로 대체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회계사의 업무 영역은 다양하고, 새로운 변화는 또 직무 지형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회계사 시험은 경영과 경제 전반의 심도 있는 지식을 공부하게 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전문성이 아닌 폭넓은 융합적 학습의 기회입니다. 인문계 학생들은 사색할 수 있는 독서, 깊이 있는 사고, 창의력을 기르는 노력을 한다면, 로봇의 시대에도 그 강점을 인정받아 새로운 일자리의 주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어떤 일자리”보다 인간다운 “누가”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가 오는 게 아닐까요.
재학생
인터뷰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실업과 세수 감소에 대한 대안으로 로봇세 부과가 떠오르고 있다. 본지는 이에 대한 이공계와 인문계 재학생의 입장을 들어봤다.
조소영 학생(정보융합학부·17)
로봇세는 로봇을 통해 나타날 일자리 감소 문제에 대해 도움을 줄 방법인 것 같습니다. 특히 로봇세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로봇세 대신 로봇이 생산한 물건을 소비하는 소비자가 내는 소비세를 재원으로 활용하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조세 부담 주체가 개인이 되기 때문에 걷을 수 있는 세금에 한계가 있고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달리 로봇세는 로봇을 통해 상품 혹은 서비스를 생산하는 기업 측에서 세금을 부담하기 때문에 조금 더 큰 액수를 부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신현석 학생(미디어영상학부·15)
로봇이 단순 노동 일자리뿐만 아니라 예술, 금융, 과학 등 다양한 방면에서 빼앗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물론 로봇에 의해 다양한 직업이 만들어지겠지만, 이는 로봇에 의해 사라지는 일자리에 비할 것은 못 됩니다. 사익을 추구하는 기업에서 인간보다 저렴하고 정확한 그리고 말 잘 듣는 로봇을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기업은 사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또한 다해야 합니다. 따라서 기업은 로봇으로 얻는 이익을 노동자가 수입의 일정 부분을 세금으로 내는 것처럼 꾸준히 세금으로 사회에 환원해야 합니다. 그래서 정부는 이렇게 걷힌 세금을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을 위한 재사회화와 복지 등에 활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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