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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할 수 있었던 것은 방송을 멈추는 것뿐이었다
기획팀  |  kwupress@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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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5  09: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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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은 프로그램을 통해 메시지를 생산하고 전달하는 주체인데, 그 방송이 파업했다는 것은 사실상 방송이 중단됐음을 의미한다. 지금 공영방송인 KBS와 MBC가 파업을 하고 있다. 본지는 공영방송 파업에 대한 전체적인 상황, 정치계의 말들, 파업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들을 알아봤다. 더불어 언론 규제를 담은 영화를 소개하고 파업에 참여중인 MBC 소속 이우환 PD를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공영방송 파업의 전체적인 상황 공영방송 파업 발생 이유 1988년, 한국 문화방송에서 최초로 방송 파업이 발생했다. 이후로도 1989년, 1990년, 짧지 않은 기간에 걸쳐 방송 파업이 잇따라 일어났다. 방송 파업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10년 이내 대규모 방송 파업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2012년 방송 파업 : 2010년 이명박 전(前) 대통령의 측근인 김재철이 MBC 사장으로 취임한 후 MBC는 공영방송으로서 권위가 추락했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심지어 MBC 뉴스데스크는 정권 홍보 방송으로 전락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이에 2012년 1월 30일 MBC 노조가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170일간의 파업을 시작했다. MBC에서 시작된 파업은 KBS, YTN, 연합뉴스 등 언론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2017년 방송 파업 : 파업의 시발점은 박근혜 정권의 방송 장악 의도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와 관련된 보도와 시사프로그램은 축소되거나 폐지되는 등 제작 자율성이 침해됨에 따라, 파업이 시작됐다. 7월 21일 MBC 경영진의 제작 자율성 침해에 반발한 이 처음으로 제작거부를 선언했다. 지난달 3일에는 시사제작국, 콘텐츠제작국 소속 80여명의 기자, PD들이 제작거부에 동참했다. KBS의 경우 고대영 사장이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과 떨어져 있으며 독립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방송 파업 진행 상황 KBS와 MBC 언론 노동자들은 ‘공영방송 정상화’를 수행하기 위해 지난 4일부터 동시 파업에 돌입했다. KBS, MBC 소속 PD들은 제작을 중단했으며 이들뿐만 아니라 기자, 아나운서 등 많은 이들이 파업을 선언했다. 이후 MBC 블랙리스트가 드러나면서 KBS는 약 660명, MBC는 350여명이 제작 중단을 선언했다. 김장겸 MBC 사장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파업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KBS는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의 사퇴요구를 완강히 주장하고 있다. KBS 경영진을 상대로 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KBS본부는 내년 2월 개최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방송 제작을 포기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파업의 여파 방송 PD들이 대거 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과 더불어 일부 예능 프로그램들이 스페셜 방송으로 편성을 대체하고 있고 뉴스 프로그램의 경우 편성 시간이 줄어들었다. 또한 KBS <연예가중계>의 진행자였던 KBS 소속 아나운서는 3주째 출연하고 있지 않으며 음악방송 PD도 부장급 PD가 연출하고 있다. 드라마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촬영 중인 드라마 중 <병원선>은 총파업으로 인해 지연 방송을 하게 됐다. 내부에서의 지지율 언론노조 MBC 본부가 지난 달 24일부터 29일까지 6일간 전국 18개 지부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재적인원 1,785명 중 1,682명이 투표에 참여해 1,568명이 파업에 찬성했다. MBC 노조에 따르면 총원대비 투표율은 95.7%이며 투표인원 대비 찬성률은 노동조합 역사상 최고 기록인 93.2%에 달했다. 지난 2010년 파업 당시에는 찬성률 72.7%, 2011년에는 71.2%을 기록했으며 2012년에는 69.4%, 2016년에는 85.4%를 기록했다. 이에 MBC 노조는 사측이 무노동·무임금원칙을 발표하고 구성원들에 대한 민사소송을 거론하는 등 압박을 가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노동조합 설립 30년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파업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영방송 파업에 대한 또 다른 시선 ‘66.4%’. 지난 6일,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공영방송 파업에 대해 ‘공감한다’고 응답한 이들의 수치다. 파업에 대한 공감, 즉 지지는 언론기자협회, 시민단체, 문화계 등을 넘어 각계각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와 같은 폭넓은 지지는 공영방송 정상화 요구가 마냥 이유 없이 나온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하지만 지지율이 이토록 높은 상황 속에서도 다른 시선을 갖고 있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누구일까? 공영방송 파업이 13일 차에 접어든 지난 17일, 방송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지지선언이 잇따랐다. 하지만 이들에 따르면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인해 제작 거부와 같은 적극적 지지를 행하는 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한다. 비정규직의 특성으로 볼 수 있는 ‘고용불안’과 ‘직무의 모호성’이 파업에 대해 불편한 딜레마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방송 노동자들로 구분되는 프리랜서, 독립PD 등의 신분상 특성은 회사가 이들을 ‘을’로 규정하고 파업 내부 대체인력으로 이용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파업 시, 계약에 명시된 업무 범위와 관계없이 공백이 생긴 직무를 담당하는 대체인력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달 말 고위 관계자로부터 “파업이 시작되면 TV뉴스 공백을 메워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받았다는 MBC 프리랜서 김형기 앵커의 폭로는 비정규직이 대체인력으로 이용당하는 상황이 현실임을 보란 듯이 증명했다. 불안한 신분·직무의 모호성으로 인해 ‘갑의 횡포’에 시달리는 ‘을’의 절실한 모습은 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정규직 방송인으로서의 딜레마를 보여준다. 이와 같은 신분상의 불안감, 공영방송 정상화에 대한 책임감 사이에서 방송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딜레마는 우리에게 또 다른 시사점을 준다. 파업에 대한 정치계의 말들 ▶ 문재인 대통령 “방송 독립성과 공영성을 보장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다” “우리 사회에서 방송의 영향력이 지대한 만큼 한국PD연합회가 공정하고 공익적인 콘텐츠 제작을 통해 방송 본연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 해달라” ▶ 더불어민주당 “공영방송 정상화와 경영진 사퇴를 위한 MBC와 KBS 노조들의 총파업 기간 동안 두 방송의 출연과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공영방송 파업, 국민들로부터 심판 받을 것” ▶ 바른정당 이종철 대변인 “노사관계 때문에 체포한다면서 총파업의 위기에서 그 상대방인 사장을 체포해 버리면 도대체 파업 사태는 어떻게 해결하란 말인가” “아무리 ‘코드’가 안 맞고 보복성 내쫓기를 하고 싶어도 민주주의를 내팽겨쳐서는 안된다” ▶ 국민의당 “문재인 대통령이 방송법 개정안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것도, 결과적으로 공영방송 정상화를 통한 방송개혁을 그르치게 될까 우려스럽다” ▶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동안 언론 장악 진상규명을 위해 국회청문회를 열어야”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방송 비상사태, 손 놓고 있을 수 없어” 이우환 PD 인터뷰 “국민들의 힘에 의해 바뀐 세상에 용기 얻어” 이우환 PD 1993년 MBC 입사 대표작 : 사회고발 프로그램 <불만제로>, 2011년 내부 경영진과 마찰 후 용인 드라미아개발단으로 강제 전보 후 복귀했으나, 파업 이후 다시 MBC 드림센터, 신사옥 개발 센터로 강제 전보 당했다. 이후 2년 8개월에 걸친 대법원 판결 이후 다시 MBC로 복귀, 현재 MBC 파업에 참여 중이다. 본지 기획팀은 공영방송파업 사태에 직접적으로 몸담고 있는 이 PD의 경험담을 통해 흐트러진 언론의 민낯을 고발하고자 한다. Q. 현재 소속은 어디신가요? A. MBC 시사교양국 소속 PD입니다. Q. 현재 공영방송 파업 중이신데, 어떤 계기로 파업에 참여하게 됐나요? A. 2016년 겨울 국정농단 이후 국민들이 스스로 뽑은 대통령을 스스로 바꿨죠. 이후 대통령이 바뀌고 행정 권력이 바뀌고 세상이 바뀌었어요. 하지만 방송은 바뀌지 않았죠. 여전히 박 전 대통령이 뽑은 사람들이 남아있었어요. 이건 국민들의 뜻이 아니기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Q. 과거 정권에서 MBC는 어떤 상태였죠? A. 이명박 정부가 들어섰을 때 을 하고 있었어요. 김재철 사장이 들어온 이후 은 PD들의 뜻대로 제작할 수 없었어요. 현 정권에 불리한 의제들은 다뤄서는 안된다 하며 검열을 했어요. 2011년 남북경협 중단 2주년에 맞춰 프로그램 제작 중 사내 마찰로 강제 전보를 당했습니다. 부당 전보라며 가처분 신청 후 다시 복귀했지만 2014년 세월호 사건 직후 다시 MBC 드림센터로 배치 받았습니다. 그곳에서 유배 아닌 유배생활을 했죠. 프로그램은 만들 수 없었고 주로 호수 공원을 걷거나 책을 보고, 혼자 밥을 먹었어요. 이후 다시 복귀했습니다. 경영진들은 정권에 불리한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못하게 했고, 반발하는 사람들은 멀리 부당 전보를 보냈습니다. Q. 이미 과거 두 차례의 파업이 있었는데, 두렵진 않으셨나요? A. 두 번의 파업에 실패 후 엄청난 패배감이 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파업도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해서 뭐해 어차피 안변하는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빨리 다시 정상화 시키자”라는 마음이 컸기에 한번 더, 다 같이 힘을 모았습니다. 또 국민들의 힘에 의해 바뀐 세상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Q. 강제 전보 이후 힘들지 않았나요? A. 프로그램 제작을 못하는 것이 제일 힘들었어요. 과거 다큐멘터리 기획안을 제출했고 내부 반응도 좋았습니다. 회사와는 별개로 정부 기관으로부터 지원도 받았으니까요. 하지만 준비 도중 광화문 신사옥개발센터로 발령이 났고 같이 기획하기로 한 후배가 기획에 대한 제작을 맡았어요. 하고 싶었던 기획을 하지 못했다는게 가장 아쉽고 힘들었죠. Q. 부당 대우를 받으면서도 MBC에 머무는 이유가 있나요? A. 김재철 사장 외 경영진은 MBC를 특정 특권자들을 위한 방송으로 만들려고 해요. 진보적인 제작진들을 다 내쫒고 보수적인 인사로 채우려고 하죠. 그렇기에 탄압도 있던 거고. 제가 힘들다고 회사를 나간다면 그건 그들의 술수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MBC는 국민들의 것이에요. 국민을 위한 방송이죠. 전 강자들을 비판하고 약자들을 북돋아 사회적 균형을 맞춰주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왔습니다. 다시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 싶기도 하고 좋은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사회가 서서히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남아있습니다. 2012년 파업에서 공영방송 최장의 파업을 진행했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부당 전보, 해직, 사측의 노골적인 비웃음이었다. 약 5년. 그들은 긴 터널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자리만 지켰을 뿐이다.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떠돈 지 5년, 이제 바뀐 세상에 희망을 걸어보려 한다. 공영방송을 되찾기 위해.< 저작권자 © 광운미디어위원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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