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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라, 마봉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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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5  09: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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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스필버그 감독에게 두 번째 오스카 감독상을 안긴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전쟁의 참혹함을 극사실적으로 그린 영화다. 영화 시작 후 30분간 펼쳐지는 전투 장면은 역겹고 공포스러워 참아내기 힘들 정도다. MBC 파업에 관한 글에서 생뚱맞게 전쟁영화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MBC 사측의 무자비한 노동탄압 행위에서 그 전투 장면이 떠올라서다. 파업현장에서 폭로된 십 년간의 인권 유린과 부당 노동 행위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괴하고 잔혹하다. 2012년 170일이라는 공영방송 사상 최장의 파업을 빈손으로 마무리한 후 MBC 구성원들은 10년간 그 대가를 혹독히 치러야 했다. 그럼에도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성으로 다시 파업에 돌입한 것은 더 이상 물러설 곳도, 굴종을 견뎌낼 인내심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MBC 파업을 정권교체로 인한 이념 투쟁의 연장선상에서 보려 한다. 진보 세력 입맛에 맞는 방송을 위해 강성 노조와 문재인 정부가 합세해 공영방송을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 공영방송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해 권력의 감시자 역할을 수행하고, 객관적이고 공명정대한 보도를 통해 시청자의 알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공영방송 MBC의 책무이자 존재 이유다. 하지만 보수정권 십년 동안 MBC가 보여준 모습은 이와는 철저히 반대되는 것이었다. 불공정 보도를 쏟아내며 권력 비호에 여념이 없었고 품격 잃은 예능과 드라마로 돈 벌기에 급급했다. 이 과정에서 MBC를 대표하던 수많은 PD, 기자와 아나운서들이 부당하게 해고되고 중징계를 받았다. ‘만나면 좋은 친구’ MBC의 얼굴이었던 이들은 스케이트장에서 얼음을 치우는 노역자로, 협찬을 물어오는 영업사원으로, 샌드위치 만들기를 배우는 교화 대상자로 내몰렸다. MBC 파업이 보도공정성의 회복, 노동탄압 철폐, 그리고 공영방송의 가치를 다시 세우고자 하는 절박한 싸움인 증거다. 공영방송 정상화에 정부와 시민단체가 팔 걷고 나서자 MBC 사측과 야당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며 강력하게 맞서고 있다. 이명박 정부 초 KBS 정연주 사장을 강제로 끌어내린 일과 김장겸 MBC 사장을 교체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시도가 뭐가 다르냐는 것이다. 부당노동 행위로 김장겸 사장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민주당에서 작성한 문건이 발견되자 야당은 방송장악 음모라 몰아세우고 있다. 얼토당토않은 양비론이다. 공영방송을 정권의 호위병으로 만들려는 음모와 공영방송을 복원하려는 노력이 결코 같을 수 없다. 문제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이를 관철시킬 수단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방문진 이사장과 사장의 해임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월권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시민단체와 파업 참가자들이 피케팅이나 방문시위를 통해 이사 사임을 압박하면서 방법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 역시 불거지고 있다. 결국 모든 문제의 원인은 공영방송이 정치적 영향력에 취약하도록 만든 거버넌스 구조로 귀결된다. 공영방송이 자신의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려면 누가 집권하든 독립성과 자율성이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그게 공영방송제도의 정신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영방송 이사진 구성과 사장 선출방식이 다원적이고 민주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 제도는 공영방송 이사진을 여당의 거수기나 무력한 싸움꾼으로 만든다. 사장 선출 역시 집권 여당의 정치적 의도가 너무 쉽게 관철되는 구조다. 불의한 제도가 모든 패악을 낳는 원인인 것이다. 따라서 공영방송에 대한 정당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국민에 의한 민주적 통제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 이사 수를 대폭 늘리고 다원적 대표성을 담보해서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는 사장이 선출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번 MBC 파업의 동력은 MBC 구성원이나 문재인 정부가 아니다. 만신창이었던 MBC 구성원들을 일으켜 세우고 진보세력에 정권을 안긴 건 시민들이 켜든 촛불이었다. 공영방송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MBC에 다시 기회를 준 것은 국민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MBC는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다’는, ‘엠병신’에서 ‘마봉춘’으로 돌아가겠다는 다짐을 잊어서는 안 된다. MBC 파업이 해피엔딩으로 끝나고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건 아무도 모른다. MBC 앞에 놓인 도전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다. 무너진 공영방송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과제 외에도, JTBC, tvN 등 공영방송보다 월등한 대체재가 넘쳐나는 시장 상황, 빠르게 변하는 기술, 그리고 지상파 방송을 ‘핵노잼’ 구닥다리 정도로 생각하는 젊은 세대의 부상 등 산 넘어 산이다. 그러니 MBC, 단디하자.< 저작권자 © 광운미디어위원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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