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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30  09: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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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영 (경영학부· 17) 지난 여름, 이기주 작가가 쓴 『말의 품격』이라는 책이 유행했다. 이 책은 지금도 베스트셀러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이 책은 말의 품격이 곧 그 말을 하는 사람의 품격이라고 말한다. 즉 사람이 같은 뜻을 전하더라도 입에서 나오는 말의 형태에 따라 듣는 사람의 마음을 칼처럼 찌를 수도 있고 반대로 부드러운 솜털처럼 매만져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말 한 마디가 작게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크게는 우리 사회에 거대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이 환기됐다. 서비스업 아르바이트를 해 본 사람들은 충분히 공감하겠지만 손님들의 어투는 아르바이트생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할 때가 많다. 필자가 베이커리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의 이야기다. 보통 두 명씩 일하던 매장을 혼자 지켜야 했던 날이었다. 정신없이 커피를 타고 있던 찰나에 어떤 손님이 이런 말을 했다. “오늘은 한 명이 일해요? 할 일 많으니까 천천히 해도 돼요” 이 손님은 커피를 받으실 때도 “고마워요, 고생이 많아요”라고 격려해 줬다. 몇 마디 되지 않는 그 말이 내 마음 한 켠에서 꽃 한 송이를 피웠다. 반면, 마음에 칼을 꽂고 가는 손님도 있었다. 두 명이서 일해도 손발이 바쁜 출근시간에 어떤 손님이 빵을 들고 카운터에 계산을 하러 왔다. 그런데 갑자기 그 손님은 종이봉투 안에 도너츠 세 개 씩을 넣고 파는 빵을 가지고는 “아니, 이 큰 종이봉지에 도너츠를 세 개 밖에 안 넣어놔? 그래놓고 1,300원을 받아? 이거 제대로 넣은 것 맞아? 이거 안 되겠구만 빨리 계산해 줘!”하며 화를 냈다. 필자는 순간 당황스러움을 느끼고 재빨리 계산을 마쳤다. 도너츠를 세 개 넣은 것이 내 잘못인가? 1,300원으로 가격을 책정한 것이 내 잘못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다. 내가 저 말을 왜 들어야 하는지 도무지 수긍할 수 없었다. 연령대도 비슷해 보이는 두 손님의 태도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자신의 얼굴과 이름이 겉으로 보이지 않을 때 말은 더 날카로운 창이 된다. 지난 9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연예인들의 이름이 공개됐다. 그 중 탤런트 김규리 씨는 블랙리스트의 최대 피해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사람이다. 김 씨는 2008년 광우병 사태가 벌어졌을 때 “광우병에 감염된 소고기를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먹겠다”라는 글을 SNS 상에 올려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됐다. 그 후 ‘청산가리’라는 단어 하나가 왜곡됐고 “청산가리를 먹겠다고 했으면서 왜 안 먹었느냐”, “아직도 죽지 않았느냐” 등 끊임없는 악플에 김 씨는 자살 기도까지 했다고 한다. 이런 악플 때문에 심지어 돌아가신 어머니 납골당에 찾아갔을 때도 김 씨는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말이 정치적 보복을 하는데 사용돼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린 것이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언어를 사용한다. 그것은 우리의 입에서부터 출발해 타인에게 전해진다. 우리가 내뱉는 수많은 단어들이 그 말을 들은 청자의 일상을 바꿀 수 있다. 여러분은 오늘 어떠한 말을 했는가? 그것이 혹시 다른 사람의 귀를 따갑게 만들지는 않았는가?< 저작권자 © 광운미디어위원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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