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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학생들은 취직이 언제 정해지나?
강태웅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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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7  09: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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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니혼케이자이(日本經濟) 신문에는 <2019년도 신입사원 채용 벌써 과열>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기사에는 “쉴 틈이 없다”, “위장에 구멍이 날 것 같다”는 중견기업 채용담당자의 인터뷰가 나온다. 채용담당자가 바쁜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내년 4월(일본의 회계연도 시작 및 개학은 3월이 아니라 4월이다) 입사하기로 결정된 사람들이 다른 회사로 옮겨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고, 또 하나는 2019년 신입사원 채용을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다. 아직 11월인데 내후년 채용 걱정을 회사에서 해야 한다니, 일본 대학생들은 언제 취직이 정해지는 걸까? 우선 일본 대학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회사는 어디인지를 알아보자. 올해 4학년인 학생들에게 물어본 조사에 따르면, 1위는 전일본공수(全日本空輸), 즉 ANA 항공사였고, 2위 역시 항공사인 JAL이었다. 3위는 화장품 회사 시세이도, 4위는 도쿄 디즈니랜드를 운영하는 오리엔탈 랜드, 5위는 여행사 JTB였다. 6위부터 10위까지는 화장품 회사(카오) 한 곳 외에는 네 곳이 모두 식품회사(아지노모토, 카고메, 아사히, 메이지)가 차지했다. 이러한 결과는 10여 년 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예전에는 전자제품이나 자동차와 같은 제조업, 아니면 은행, 철도회사가 상위 10위에 들었다. 취업 인기회사 1위를 차지한 ANA의 채용 일정을 살펴보자. 4월 하순에 필기시험을 보고 6월 상순에 1차 면접, 중순에 2차 면접, 하순에 최종 면접으로, 이를 통과한 사람은 ‘내정(內定)’을 받는다. 우리나라에서 ‘내정’이라고 하면, 공식 채용과정과는 상관없이 취직이 정해지는 경우를 말하지만, 일본에서는 취직이 결정됐음을 내정을 받았다라고 표현한다. 보통 10월에 내정 결과가 발표되고, 회사에서는 내정식이라는 행사를 진행한다. 요즘 일본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내정이 아니라, ‘내내정’이 유행한다는 점이다.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비슷한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줄여서 경단련은 소속된 회사들에게 내정을 꼭 10월 1일 이후로 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그런데 이러한 지침은 법적 구속력이 없고 위반했다고 벌칙도 없다. 게다가 *외자계 기업이나 신생 기업들은 경단련 소속이 아니어서 내정을 미리 할 수 있다. 경단련 소속 회사들은 지침을 지키려다가 인재를 다른 회사에 뺏겨버릴 위험이 있어, 10월 1일 이전에 내정을 해버리는 일이 많아졌다. 이를 내내정이라고 부른다. 그러다 보니 취업이 결정되는 시기가 계속 빨라져, 4학년이 아니라 3학년, 심지어는 2학년까지 손을 대는 회사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빨라지는 내내정 사태의 원인에는 일본 경제의 회복이 자리한다. 한국 언론에도 보도되듯이, 현재 일본의 실업률은 3%로 완전고용상태에 달했다고 한다. (연합뉴스 11월 1일자) 취업 현장에서는 수요가 넘치고 공급이 모자라는 상태, 즉 일자리는 많은데 일할 사람이 부족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일할 사람을 한국에서 찾으려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어, 일본 관련 학과가 있는 다른 대학 교수님을 만나면 일본 취업 알선업체가 너무 자주 찾아와서 귀찮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앞에서 언급한 채용담당자가 왜 11월이 되자, “위장에 구멍이 날” 정도로 걱정하며 바쁜지 이해가 될 것이다. 내정을 받고 다음해 4월 입사까지 6개월 이상 시간이 있으니, 그 기간 동안 보다 좋은 회사로 옮기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입사도 안한 이들을 연수 명목으로 관광을 시켜주는 회사도 있다. 그리고 내후년에 다른 회사들보다 빨리 내정을 하려다 보니 채용담당자가 바쁠 수밖에 없다. 내내정 사태에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다름 아닌 대학이다. 취업이 잘 되다보니 일본의 대학은, 한국 대학처럼 취업률에 신경을 써야 하거나, 취업에 도움을 주는 실용적인 학문으로 변화하라는 압력은 아무래도 적다. 하지만 내정이 빨라지다 보니 대학교육이 4년이 아니라 사실상 2-3년에 그치게 되고, 3-4학년에 전공수업을 집중해서 듣는 일본 대학의 특성상, 전공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취업이 결정된 학생들이 대학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출석을 등한시하기 때문이다. 참다못한 대학 총장들이 경단련을 찾아가서 학생들을 너무 빨리 채용하지 말라고 압력을 가해서 나온 것이, 앞서 언급한 10월 1일 이후에 내정하라는 지침이었다. 그래서 이 지침에는 “정상적 학교 교육과 학습 환경의 확보에 협력하고 대학 학사일정을 존중한다”는 문구가 삽입됐다. 하지만 이러한 문구가 공허할 따름임은 앞서 살펴본 바다. 한국처럼 취업이 잘 안 돼도, 일본처럼 취업이 잘 돼도 대학 교육은 흔들리고 있다. 대학 교육이 취업의 종속변수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는 날은 올 것인가. * 외국 대기업의 지점 또는 자회사가 직접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저작권자 © 광운미디어위원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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