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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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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6  15: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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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문화 분야를 막론하고 Me Too 운동(이하 미투 운동)은 오늘 날 전세계를 뒤흔든 주요한 화두로 자리 잡고 있다. 본지는 미투 운동의 확산에 대한 대략적인 과정에서부터 우리 학교 내부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들어 봤다.

#MeToo, 그 발단과 확산
미투운동의 배경과 확산
‘#MeToo’라는 문구는 2006년,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버크는 어린 시절 한 소녀에게 성폭행 경험을 전해 들었지만 제대로 된 도움을 주지 못했던 것이 트라우마로 남아 오랜 세월 고민한 끝에 ‘나도 그렇다(Me too)’라는 이름의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녀는 이 문구에 ‘공감을 통한 권한 부여’의 의미를 담았다고 전했다. ‘나도 그러한 경험이 있다’, ‘너의 감정에 공감한다’라는 의미가 함축된 것이다. 근래 미투 운동이 확산된 이후 버크는 ‘미투 운동은 남녀 성적 대립의 문제가 아니라 성별과 관계없이 모든 성폭력 피해자들을 드러내고 보호하자는 운동’이라는 입장을 표한 바 있다.
이렇게 시작된 미투 캠페인은 지난해 10월 미국의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가 폭로되면서 미투 ‘운동’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할리우드 발(發) 미투 운동은 각종 SNS 등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 ‘#MeToo’, ‘#WithYou’라는 해쉬태그와 함께 세계 각지로 전파됐고 이는 지난 1월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우리나라에서도 촉발된 후 빠른 속도로 퍼졌다. 연출가 이윤택, 시인 고은 등의 문화계 인사는 물론 종교계의 한만삼 신부 등에 대한 폭로가 이어졌고, 비서였던 김지은 씨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로부터 성폭행 당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미투 운동은 정치권 및 사회 전반으로 확산됐다.

대학가 미투 운동
대학가도 예외는 아니었다. 각 대학의 ‘대나무숲’ 등의 커뮤니티에서는 소속의 교직원, 학생으로부터 받은 성적 피해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경희대의 경우 교수가 졸업을 볼모로 학생에게 상습적인 성추행을 행한 사실이 폭로됐고, 서울대에서는 성추문에 휩싸인 교수가 사임했다. 한편 동덕여대 문예창작과에서는 모 교수의 상습적 성추행 및 인신공격에 대한 진실공방이 한창이다.
이외에도 수많은 학교에서 각종 성관련 사건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대학의 조치와 사건 처리가 더디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대에서는 지난해 3월 사회학과 모 교수가 갑질 및 성추행 사실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으나 아직도 징계가 확정되지 않았다. 이처럼 대학가에서는 당사자의 공식적인 징계가 이뤄진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학내 성적 피해에 관한 규정 및 해결책
성적 피해에 대한 대학본부들의 늑장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른 지금, 본지는 우리 학교의 성적 피해에 관한 규정들과 해결책을 알아봤다.
우리 학교는 ‘성 인권 보호 및 처리에 관한 규정’을 2004년에 제정했고 2016년 한 차례 개정을 거쳤다. 이는 학교 구성원의 성 인권을 보호하고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한 예방과 사건 처리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여타 사회법과 마찬가지로 이 규정에서도 성 관련 사건의 조사·심의·처리 과정은 피해자 입장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기조가 원칙이다. 학내 성 관련 문제의 담당기관은 학생상담센터 내에 설치된 ‘성 인권 상담실’이다. 규정에는 상담실에 성적 문제 전담상담원을 둘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교내 구성원들은 모두 성범죄에 대해 상담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피해자에 대한 보호 및 비밀 유지의 의무도 규정돼 있다. 또한, 성희롱·성폭행의 예방 및 사건 처리를 위해 ‘성 인권 대책위원회’를 둔다는 규정도 있다. 해당 위원회는 성적 문제의 예방과 대책을 수립하고 발생한 사건에 대해 조사·중재·징계를 요구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사건 신고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제 3자도 가능하다. 규정상 사건이 발생했을 때 ‘조속히’ 위원회를 소집해야 한다. 하지만 ‘조속히’의 기준은 정해져 있지 않다. 소집된 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총장에게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학칙상 교직원의 경우 파면·해임·정직·감봉·견책을 받을 수 있고, 학생의 경우 경고·근신·유기정학·무기정학·제적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이에 위원회 자체적으로 피해자와 피신고인의 분리조치와 접근 및 연락금지 명령, 피신고인의 사과, 피신고인의 재교육 프로그램 이수 명령, 기타 위원회에서 결의한 조치를 추가할 수 있다.
성 인권 상담실
●위치: 복지관 205호 학생상담센터 ●이메일: counsel@kw.ac.kr
●전화: 940-5395 ●이용시간 : 월~금 09:00~17:30, 점심시간 12:00~13:00
미투 운동에 대한 우리 학교 학생들의 인식
미투 운동에 대한 우리 학교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보고자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총 167명이 참여했다.
응답자의 84%가 미투 운동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이유로는 “피해자가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부정적인 이유로는 “무고죄로 인해 억울한 사람에게 피해가 간다”, “의도가 변질 됐다” 등의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응답자들의 대부분은 성폭력의 수위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지는 중앙일보가 고용노동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탁틴내일 성문화센터, 양현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교수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일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성폭력 논란’ 보기 9개를 제시하고 성폭력에 해당되는 보기가 몇 개인지 물었다. (보기 표 제공) 응답자 중 20% 35명만이 ‘6개’ 라고 정확하게 답했다. 앞서 성폭력 수위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72%의 응답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많은 학생들이 성폭력의 수위조차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미투 운동에 대한 우리 학교 학생들에 대한 생각
◆유신영(미디어영상학부·17)
“미투 운동은 아이스 버킷 챌린지처럼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캠페인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미투 운동을 희화화하는 브랜드나, "미투 당한다"라고 하며 농담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미투 운동은 피해자 분들의 인권과 관련된 문제다.
사람의 권리에 대해 농담을 할 수 있을까? 또한 “미투가 사람을 죽인다”, “미투 때문에 여자 채용 못 하겠다”라며 미투 운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지금까지 여성들을 성범죄의 타깃으로 보고 있었던 것일까? 앞으로 미투 운동은 지속해야 한다. 아직도 말하지 못한 피해자 분들이 많을지도 모른다.
사회의 시선은 무섭고, 애써 잊었던 기억을 꺼내는 것은 괴로울 것이다. 하지만 목소리를 내야 한다. 움직이지 않으면 사회는 변하지 않는다. 더 나은 나를 위해, 나에게 다가오는 사회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여러분들, 어쩌면 이 글을 읽을 당신을 정말로 응원한다. Me too, with you”

◆이세영(산업심리학과·17)
“대부분 여성은 살면서 한 번씩은 성범죄의 피해자가 된다. 나 역시도 성범죄를 당한 적이 있다. 이 일에 대해 친구들과 얘기할수록 드는 생각은 ‘성희롱은 평범한 거구나’ 였다.
평범한 일이 돼버린 성희롱을 없애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미투 운동을 보며 목소리를 냄으로써 힘을 싣고 싶었다. 미투 운동은 아직도 여성에 대한 차별이 만연하다는 증거이고, 여성에 대한 차별을 없앨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이 운동은 사회에 페미니즘이 퍼지게 되는 첫 발걸음이며 막을 수 없는 현상이다. 모든 여성의 미투 운동을 응원한다”
학교 상담실 이형주 팀장 인터뷰

다음은 학생상담센터 내 성 인권 상담업무를 맡고 있는 이형주 팀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현재 교내 성 인권 상담센터 설립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해당 센터가 학생 상담 센터와 별도로 운영되는 기구인지 궁금하다.
A. 현재 성 인권 상담센터와 이에 따른 전문 인력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논의 되고 있으나 아직 확정 되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조금 조심스럽다. 다만 학교 구성원 모두가 최근 추세에 따라 필요성을 깊게 인식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을 염두 해주면 좋겠다.

Q. 피해 학생의 상담과 관련해 비밀유지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A. 학교 총칙 제5조(피해자보호 및 비밀유지의무)를 원칙으로 한다. 상담 내용은 기본적으로 8년의 유지기간을 두고 있다. 피해 학생이 상담 내용의 삭제를 원하는 경우 삭제가 가능하다. 공식 신고사건으로 접수가 되는 경우엔 사건에 대한 심의가 이뤄져야 해서, 피해자 개인 정보를 제외한 사건의 내용만을 기록해 둔다.

Q. 직접 안내책자를 발행해, 가해자의 유형이나 상담실적을 학생들에게 공개하고 있는지?
A. 가해자의 유형은 공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안내 책자의 경우 재작년과 작년에 걸쳐 학생용과 교수 및 임직원을 위해 별도로 제작돼 있다. 학생용의 경우 현재 영어와 중국어로 이뤄진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제작돼 있다.

Q. 최근의 미투 운동 추세와 맞물려 상담 건수의 변화가 있었는가? 또한 타 학교의 사례로 미뤄봤을 때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생각해 봤을 것 같다.
A. 방문 추이가 미투 운동으로 인해 증가하지는 않았다. 당장은 섣부른 시기일 것이다. 여러 해석이 가능한데, 우선 학내 사회의 성 인권 감수성 문제와 상담실에 대한 신뢰도의 문제로 해석이 가능할 것 같다. 최근 몇 년 동안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지점은 최근 벌어진 한국외대의 성 추문 관련 교수의 자살사건이다. 해당 교수가 이미 11년 전에도 성추행으로 고발당한 적이 있음이 여러 뉴스에 명시돼 있다. 만약 11년 전 사건이 인계됐을 당시 학교 측에서 엄중한 사건 처리가 이뤄졌고 제반인력이 마련돼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됐을까 싶다. 본인이 상담전문가이긴 하지만 성폭력 관련 문제의 상담을 집중적으로 맡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 학교 내부에선 이런 문제를 담당 처리하기 위한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Q. 피해 학생들에겐 기억을 꺼내는 일도 무척이나 힘든 일일 것 같다.
A. 어떤 학생이든 자신의 피해 내용이 수면 위로 오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가해자 뿐만 아니라 피해자도 사건이 언급이 되는 것을 굉장히 힘들어 한다. 그들의 심리치료를 돕는 것이 우선적이며, 이후 신고로 이어진다면 최선일 것이다. 신고라는 것은 하나의 경고 메시지일수도 있다. 미투 운동을 다르게 바라보면 ‘다시는 성폭력 피해를 당하지 않겠다.’ 라는 하나의 선언일 수도 있다.

Q. 현재 진행 중인 미투 운동이 상담사에게 남다르게 다가오는 부분일 것 같다.
A. 맞다. 일단 두 가지 차원이다. 피해 학생의 상담업무를 맡는 입장에선 피해 사실을 알린다는 게 얼마나 어렵고 힘들게 용기를 낸 사안인지 심적으로 충분히 공감한다. 다만 그런 자기 선언적인 목소리를 낸다는 것엔 찬성이지만 상담사로서 그 문제들이 올바르게 처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폭로와 상담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처리과정이 올바르게 처리 돼야만 미투 운동의 의의가 생기는 것이다. 상담센터가 신뢰를 획득할 수 있는 방식도 이와 동일하다. 따라서 처리 문제와 관련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또한 외국인 학생들의 경우 성폭력 문제와 관련해 사각지대에 놓여있을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문제의식도 또한 느끼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지 궁금하다.
A. 학교 자체 내의 예방교육과 상담실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아울러 사건이 벌어졌을 때 엄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센터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학내 구성원 모두가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개선될 것이라 믿는다. 서울대와 같이 2만 여명이 재학 중인 학교의 경우, 성 인권 센터가 독립적으로 운영 중이며 센터 내에 3명의 담당 변호사가 존재한다. 이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학내 인구가 우리 학교와 유사한 서강대처럼 독립적인 센터의 건립이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미투 운동이 언론에 의해 남녀의 대결구도로 비춰지거나 혹은 피해자의 피해 사실을 지나치게 적시해 2차 가해를 안기는 경우가 많은데 분명한 것은 성별의 문제이기 이전에 인권의 문제라는 점을 많은 사람들이 인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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