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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사는 곳, 핀란드윤정운 기자의 세계는 지금
윤정운 기자  |  talk789@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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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4  09: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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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UN) 산하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발표한 ‘2018세계행복보고서에서 핀란드가 가장 행복한 나라 1위를 차지했다. 이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55위에서 올해 57위로 떨어졌다. 덴마크 행복연구소의 메이크 비킹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핀란드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며 핀란드인들은 부()를 웰빙으로 바꿀 줄 아는 사람들이라고 그들만의 행복 비결을 강조했다.

 

핀란드가 이룬 가장 큰 꿈누구나 원하는 만큼 교육받을 수 있다

유아교육부터 최고학위와 성인교육까지, 모두가 보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게끔 교육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핀란드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목표다. 이를 실현하게 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다. 전후 핀란드의 20년은 정치 불안과 경제 체제 전환으로 혼란스러웠지만, 균등한 교육 기회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이 가장 강해진 시기이기도 했다. 실제로 핀란드인 중에서는 이 시기를 교육 개혁의 시작점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종전 후 핀란드가 처음부터 균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한 것은 아니다. 1950년에는 도시나 규모가 큰 지역에 사는 사람들만 중등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청소년 대부분이 6-7년의 정규 기초 교육을 받은 뒤 학교를 떠났다. 고등교육의 기회 역시 극히 제한됐다. 이에 따라 사립학교의 수요가 급격히 늘었는데, 핀란드 정부는 이런 교육 불균형을 기회로 이용했다. 교육에 대한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사립학교가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률을 통과시킨 것이다. 이와 더불어 서구 민주사회와 시장경제의 일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교육의 질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정부는 모든 아이들을 위한 공통의 공립학교 페로스코울루를 세웠다. 모든 학생들에게 양질의 수업을 해주는 것. 교육 형평성을 이룬 핀란드는 오늘날 국가의 평균적인 시민 지식이 그 나라의 행복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나라

핀란드는 박사 과정까지 무상교육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대학교에서 석사를 시작하는 학생은 보험을 포함한 1년 치 학생회비 80유로(한화 약 13만 원)만 있으면 각종 할인 혜택에 더불어 무사히 석사 과정을 마칠 수 있다.

학비 외 생활비가 부족한 학생들도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다. 누구든 학교에 입학하기 전 핀란드에서 10개월 이상 일한 경험이 있거나, 켈라 카드(핀란드의 복지카드)가 있다면 재학 중에 일정 기간 정부로부터 주택 보조금과 더불어 점심 값과 교통비 정도 되는 학생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 여름방학에는 아르바이트와 유사한 개념의 썸머잡(summer job)’을 통해 용돈을 벌 수 있다.

용돈의 대부분이 집세로 빠져나가는 한국 대학생들과 달리 핀란드에는 학생 주택이 있다. 실제로 핀란드 헬싱키의 경우 부모로부터 갓 독립한 대학생이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지역, 방의 크기, 수입, 동물 소유 여부 등을 작성하면 지역 주거 복지재단이 그에 맞는 주택을 추천해 준다. 가족이 있는 학생들은 가족 주택 타입을, 연구를 주로 하는 학생에게는 조용한 아파트를 제공해주는 식이다. 학생 주택은 보증금이 한 달 치 월세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하고 냉장고, 전기스토브, 오븐 등 각종 시설도 완비돼있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공부하고 잠만 자는 기숙사와는 달리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고 요리를 하며 생활할 수 있어 학생 복지 중 가장 좋은 부분으로 손꼽힌다. 국가가 직접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 해주고 학업 이외의 생활 관련 문제들까지 도와준다. “핀란드 학생이라 행복해요라는 학생들의 말은 당연한 결과이다.

 

일보다 중요한 그들만의 휴식 문화, ‘사우나코티지

한국에서 빨리빨리문화는 더 높은 효율과 생산성을 위해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핀란드에서 이런 빨리빨리문화는 통하지 않는다. 핀란드인들은 천천히 일하며 느린 삶과 휴식을 즐긴다. 2011년 기준 핀란드의 연평균 근무시간은 OECD 평균인 1,765시간보다 낮은 1,680시간이다. 56시간 30분 미만의 일을 하는 것이다. 일하는 시간이 적다는 것은 여가와 가정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고, 이는 곧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행복을 고취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이 된다.

적은 노동시간 덕분에 자연스레 휴식을 즐기는 방식도 다른 나라에 비해 다양해 졌다. 핀란드인들에게 사우나는 그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문화다. 사우나는 핀란드 문화에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의 생활습관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기도 하다. 핀란드는 540만 명에 이르는 국민이 모두 이용할 수 있을 정도의 사우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사우나는 핀란드의 대표 휴식공간으로서 온 가족이 모여 시간을 보낼 뿐만 아니라 각종 모임이나 파티 같은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과 만담을 나누는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핀란드에서 여가 시간에 사우나를 함께 한다는 것은 유대감을 형성하는 일인 동시에 진심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중요한 결정은 회의실이 아닌 사우나에서 이뤄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핀란드의 역사는 사우나 휴식 문화와 함께 해왔다.

핀란드인들은 자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하는 것을 중요한 휴식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들에게 휴식과 연관되는 단어를 생각하라고 하면 가장 먼저 코티지(cottage)’를 떠올린다. 한국의 펜션과 비슷한 의미지만 산 속 오두막의 개념에 가깝다. 편의시설이 하나도 없지만 핀란드인들에게는 최고의 휴식 공간으로 손꼽힌다. 이들에게 훼손되지 않은 본연의 자연환경은 자부심이며 그 속에서의 휴식은 일종의 보상이기 때문이다. 코티지에서 사람들은 모든 업무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할 수 있는 만큼 적당히 일하고 충분히 휴식하는 것. 행복지수 1순위 국가의 비결이라 할 수 있다.

 

투명한 재정으로 담세자에게 보답하는 국가

무상교육, 수준 높은 복지제도는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다. 핀란드 국민들은 연금 5.15%, 실업보험 0.6% 등 싱가포르의 네 배에 달하는 세금을 매월 납부한다. 그러나 아무도 세금이 높다고 불평하지 않는다. 세금이 복지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믿는 이들에게 적은 세금은 복지를 약화시키는 방법일 뿐이다. 국가 역시 모든 재정을 투명하게 관리함으로써 적지 않은 세금을 납부하는 국민들에게 믿음을 준다. 핀란드에서는 거리의 노점상이나 시장 등 어디에서나 신용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다. 모든 재화의 움직임이 투명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보편적 복지 추구, 국민의 납세, 정부에 대한 믿음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의 또 다른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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