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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4  1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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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명현

(국문·15 )

 

 

지난달 27,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가운데 106개월 만에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북한이 비핵화 의사를 회담 전에 먼저 표명하는 등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고 남과 북의 정상이 여전히 휴전상태에 머물러 있는 한국전쟁의 종전을 논의하는 등 회담 이후 본격적인 남북교류와 평화구축에 기대감이 높다.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전쟁 이후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한 영토를 방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김정은 위원장을 따뜻하게 환대했으며, 양 정상은 회담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모습을 본 국민들과 외국인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박수를 치기도 했다.

회담 자체가 실효성이 있는 결과로 이어질지 의심하고 있는 이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회담 직후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라는 제도적 절차를 통해 남북정상회의의 구두로 합의한 내용을 실제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오늘부터 평양 시간을 서울 시간과 통일하겠다고 공표하는 등 일상의 작은 분단의 벽이 하나하나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보고 싶다.

하루 동안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은 보는 이에게 많은 감동을 준 것도 사실이지만 이는 평화의 출발점일 뿐이다. 어쩌면 이는 2000년대의 남북관계를 기준으로 둔다면, 관계 정상화수준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8년의 단절된 시간 동안 북한은 여러 차례의 핵과 미사일 실험을 통해 핵 능력을 강화했고 이는 한반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북한과 남한의 대립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라는 강대국 간의 대립 구도가 겹쳐지면서 문제의 해결은 더욱더 어려워졌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북한의 3대 세습 등에 대한 젊은 세대의 반북 감정도 마음의 분단으로 이어졌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다. 남북의 정상이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큰 틀에 합의한 만큼, 앞으로의 북한 핵 폐기 및 이에 대한 정밀한 검증, 또 북한의 핵 폐기에 따른 적절한 외교적, 경제적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 단순히 평화를 위해 북한의 태도 변화뿐만 아니라, 우리도 할 수 있는 평화에 대한 보상을 만들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북한과 대화를 한다고 평화가 자연스럽게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지난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북핵 폐기와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일방적인 제재 역시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을 배우기도 했다. 남북관계가 롤러코스터를 타게 되면서 한때 기대를 품었던 국민들은 실망하기도, 더는 북한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국민의 불신을 조금이나마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평화는 단순히 정상만의 합의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위로부터의 평화도 중요하지만, 아래로부터의 평화도 중요하다. 이전에는 통일을 위해 평화를 이루는 것만을 강조했다면, 앞으로는 남북 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자연스럽게 통일로 나아가는 모델을 좀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한반도 평화의 모델로 독일 모델을 꼽았다. 그러나 독일의 경우 동서독 간의 전쟁을 겪지 않았으며 분단 기간 내에서도 교류가 활발한 편이었다. 한국은 동서독보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갈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남북한 간의 인적, 문화적 교류는 매우 부족한 형편이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적지 않은 문화적 교류가 이뤄졌고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더 많은 문화적 교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슬로건은 평화, 새로운 시작이었다. 이제부터 평화를 채워나가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그 평화의 시작이 위로부터, 또 아래로부터 시작되기를 기대해본다. 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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