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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Again이 무색해진 미국의 총기 난사윤정운 기자의 세계는 지금
윤정운 기자  |  talk789@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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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4  01: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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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학교에서 또 총기 난사가 벌어졌다. 미 언론에 따르면 지난 18일 미국 텍사스주 고교에서 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10명이 사망했다. 범인은 1,400여명의 학생들에게 권총을 쐈으며 부상자가 최소 10명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들어 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빈발하면서 미국 학생과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총격은 올해 미국 학교에서 일어난 22번째 총기사건이며 지난 2, 17명이 사망한 플로리다 고교 총격 사건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총기 난사 사건이 너무 오래 해결되지 않고 있다정부는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허용되는 권한 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경한 대책 마련 의지를 밝혔다.

 

10명 중 8명이 총기 소지

CNN에 따르면, 미국 인구는 전 세계 5%에 못 미치지만 총기 난사범의 31%가 미국인이다. 이렇듯 미국이 총기사고 발생 빈도가 잦은 이유는 민간이 소유하고 있는 총기 수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2007년 미국 민간 소유 총기 수는 100명 당 88.8개였다. 10명 중 8명이 총을 소지하고 있는 셈이다.

UC버클리 로스쿨 프랭클린 짐링 교수와 범죄학자 고든 호킨스는 범죄에 총기를 사용하기 쉬운 미국의 환경이 빈번한 총기 사건의 원인임을 밝혔다. 실제로 뉴욕과 런던의 재산범죄 발생율은 비슷하지만 살인으로 이어지는 확률은 총기 소지 비율이 큰 뉴욕이 약 54배나 높았다. 가족이나 친구끼리 논쟁을 벌이다 분노한 사람이 총을 꺼내 상대방에게 쏠 가능성이 약 54배 높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이 총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

미국 수정헌법 2조는 ()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무기를 보유하고 소지하는, 주민(州民)의 자율적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고 명시한다. 개인의 총기소유를 권리로 인정하는 법안에 대해 조지타운대 법대 피터 버니 교수는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광활한 땅을 개척해야 했던 미국에서 총기 소유는 자신은 물론 가족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권리로 간주돼 왔다고 설명했다. 18세기 말 미국은 중앙집권 국가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독립선언 이후 영국과 독립전쟁을 치렀다.

정규군이 없었으므로 전쟁에 참여한 전투병들은 모두 생업이 있던 일반인들이었다. 국민들은 집에 개인용 총기를 소지하고 있다가 전쟁터에 이를 들고 나갔다. 이들에게 총은 자유와 독립의 상징이었다. 실제로 20176월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의하면 총기 소유자의 74%는 총기 소유를 내 자유의 핵심이라고 주장할 만큼 총기 소유 권리를 제한한다는 것은 오늘날까지도 미국인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미국에서 총기는 1년에 100억 달러 매출을 기록하는 효자 산업이기도 하다. 산업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개인 총기 소지 제한이 이뤄질 경우, 경제적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총기판매사 스미스앤웨슨의 주가가 지난해 대비 약 73% 올랐고, 또 다른 총기판매사인 스트럼앤 루거앤코의 주가 역시 약 63% 상승한 것으로 보아 총기 사용 규제가 빠른 시일 내로 이뤄지긴 어려워 보인다.

미국은 총기 사용에 대해 문화적 측면에서도 너그러운 편이다. 심슨가족이라는 미국 애니메이션에서는 주인공 호머 심슨이 영국인들이 또 침략하면 어떻게 나라를 지키겠냐며 총기를 구매하는 장면이 나온다. 많은 사람이 보는 TV 드라마, 영화 채널 등에서도 총이 자주 등장하며 심지어는 새로운 총을 소개하고 적절한 사용 방법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방송되기도 한다.

 

어른들이 함부로 행동하는 동안 우리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계속되는 총기 사건에 연방 정부가 제대로 된 대안책을 마련하지 못하자 학부모를 비롯한 학생들이 시위에 나섰다.

이번 총격 사건이 발생했던 더글러스 고교의 학생들을 비롯한 미국 전국의 학생들이 워싱턴 DC를 비롯해 미 전역에서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을 주도하며 두 번 다시는 안 된다라는 의미의 “Never Again”구호를 외치고 있다. 현재까지 수백만 명이 시위에 동참했다. 총기 참사가 일어난 더글러스 고교 학생인 칼리 노벨은 트위터에 이제 우리나라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두 번 다시는 안 된다고 외치기도 어렵다같은 말을 수 없이 반복하지만 이런 일은 또, , , 또 일어난다고 적합한 조취를 취하지 않는 정부를 비판했다.

학부모들도 교육현장에서 계속되는 총기 참사 사건에 분노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전 교육부 장관 안 덩컨이 등교거부를 거론하며 총기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소 공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많은 학부모들이 동감하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확실하지 않은 정부 입장에

불안한 국민

총기 규제는 미국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은 문제다. 총기 규제에 반대하는 공화당은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총기 사고 근절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기회에 무책임한 총기 사용을 단속할 법을 만들 것을 요구하며, 총기 규제를 놓고 양 진영이 대립하고 있다. 사실 총기 소유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제2조 때문에 연방 정부가 총기 규제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연방 의회 역시 미국 최대의 로비 단체 중 하나인 전미총기협회(NRA)의 반발로 인해 총기규제법안을 제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고교 총기 사건 발생 당시 학교 안전을 개선하고 총기 제한을 위해 NRA와 공화당 등 모두와 싸우겠다며 무기 구입을 위한 최소 연령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최대 후원단체인 NRA의 반발에 부딪혀 이를 지키지 못했다. 트럼프는 최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NRA 연차총회에 참석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여 말로만 국민을 보호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혼란스러운 태도를 보이던 트럼프는 파크랜드 총격 사건 직후 갑자기 입장을 바꿔 총기 규제안 강화 지지를 표명해 여야 모두를 놀라게 했다. 최근에는 NRA와 공화당원 다수가 반대하는 총기 규제책 강화를 언급해 총기소지 자유론자들의 반발을 샀다.

미국 내에서도 총기 규제에 대한 입장이 갈라져, 빠른 시일 내에 규제 강화 법안의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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