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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함께 한 학기 수업을 책에 담다
이다원 기자, 정진수 수습기자  |  dps98won@kw.ac.kr, ppnggg1995@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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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5  02: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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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는 10년째 개설 중인 장수 과목 '인간과 예술'이 있다. 수강생들은 본 강의가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강의’ 라고 말한다. 그 사유와 토의의 결과물로 9명의 학생들과 함께 책 『어린왕자, 진짜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를 출간한 김서영 교수(인제니움학부)를 만났다. Q. 교수와 학생이 책을 함께 쓴다는 건 드문 일이다. 어떻게 함께 책을 냈는지. A. 수업을 진행하면서 나오는 학생들의 생각이 나만 보고 듣기에 너무 아까웠다. 일반 대중들에게 위로가 될 것 같은 아름다운 얘기들이 많아서 저질러봤다. 안 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콘텐츠가 좋았다. 콘텐츠가 좋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학생들에게 말했다. 정신분석과 분석심리학에 관해 새로 배운 이론들을 어린왕자에 대입해 연습해보는 짧은 과제를 낸 적이 있다. 사실 나는 어린왕자를 완전히 이해 못했기 때문에 수업에 활용하기엔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보니 그들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Q. 좋은 컨텐츠라고 판단한 이유가 궁금하다. A. 일단 우리나라에 나온 어린왕자 해설서에는 이런 내용이 없다. 영미권에도 제목들을 보건대 이런 내용은 담겨있지 않은 것 같다. 정신분석이나 심리학 쪽에도 이런 책은 없다. Q.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예상과 다르게 흘러간 일이 있다면. A. 성적에 들어가는 항목도 아니고 수업과 관련된 모든 평가가 끝난 이후에 진행된 일이다. 책 만드는 데 참여할 학생들은 A4 한 장 분량의 어린왕자 분석문을 써서 제출하라고 공지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프로젝트였고, 방학을 앞둔 시점이라 많이 모일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9명이 보냈다. 예상보다 모자른 분량이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수업을 진행하면서 받은 제출물 중에 반복되는 내용을 빼고 모두 긁어모으는 것이었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확실히 기억하고 있는 인상깊은 질문들도 포함시켰더니 3-40명이 보낸만큼의 분량이 나왔다. 맨 마지막에 보낸 제출물을 중심으로 하되 나머지는 다 엮어 학생들이 어떻게 어린왕자를 분석했는지 보여주고자 했다. 보고서, 시험 등 학생들이 그동안 제출한 내용에 어떻게 분석했는지 그 사유과정이 담겨있으니까. 그렇게 책에 공동저자 10명으로 다함께 이름을 올리게 됐다. Q. 학생들의 제출물을 어떻게 토론형식으로 재구성했나. A. 학생들의 제출물을 읽어보면서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하려면 대화형식으로, 소규모 수업의 형식으로 작성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론을 활용하다보니 글이 난해해 대중에게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학생들이 말하는 걸 이해하게 해줄 개념설명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정신분석과 분석심리와 관련한 이론들을 앞에 두고 그 뒤에 토론을 배치했다. 주요 내용은 2부에서 이뤄지는 학생들의 제출물을 토대로 한 토론이다. 그걸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이론들을 1부에 구성했다. 나 자신이 대중의 일부였기 때문에 내가 봤을 때 울컥하는 부분, 눈에 띄는 부분,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살렸다. Q. 앞으로 <인간과 예술> 수업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궁금하다. A. 영화를 많이 넣었다. 단편영화 같은 걸로. 트루먼 쇼도 넣었고, 옛날엔 바그너를 넣었는데 이번엔 북유럽신화 그 자체를 넣었다. 후에 보고서를 쓰게 했다. 보고서가 중요한 수업이다. 그걸 통해 자신만의 책을 쓰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영화의 이해, 인간과 예술 둘 다 절대평가를 위해 영어 수업으로 바꿨다. 여태까지 학점을 줄 때 A를 줘야 하는 학생인데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C를 줄 수밖에 없었던 경우가 많았다. 그 부분이 정말 미안해서 바꾸게 됐다. 영어로 바꿔도 질문을 많이 던지는 건 여전하다. 이제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면서 영어로도 학생들의 생각을 담은 책을 만들 수 있게 되는 부분이 기대된다. 그래서 우리나라 밖의 수많은 사람들과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는 좋은 영어책을 출판하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 Q. 이번 책을 출판하면서 이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A. 너무 재밌었고, 굉장히 빠르게 진행됐다. 정말 놀이처럼 했다. 그러지 않았으면 굉장히 경직돼서 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엄청나게 빠르게 썼다. 책을 쓰는 건 일주일 정도 걸렸던 것 같다. 학생들이 이미 쓴 글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 거다. 이 책을 너무 만들고 싶어 전투적으로 준비한 면도 있다. 꼭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 의무감도 있었다. 힘들다가도 학생들이 쓴 글을 보면 다시 힘이 났다.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어린왕자를 다룬다는 것은 실험적인 일이었다. 나이가 드니까 이런 실험을 하는게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그래도 이걸 극복하고 계속해서 실험하려 한다. 그럼 새로운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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