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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적 고민을 해야 하는 우리에게 지혜와 용기를 주는 책나의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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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2  11: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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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경영학부 교수
 
아마존(Amazon.com)의 조사에 따르면 이 책은 성경과 더불어 금세기에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책 중 하나다. 저자인 빅터 프랭클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과 의사로서 2차 세계대전 중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혀있다 살아남았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겪은 나치의 잔혹상과 유대인들의 고난을 생생하게 표현하며, 운명에 저항하는 인간의 실존적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수용소에서 유대인들은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남은 시간은 침대에서 쓰러져 괴로움에 시달리며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이들은 내일 당장 가스실에 끌려가 처형이 될지도 모르지만 수용소 내에서 음악회도 하고 연극도 올렸다. 프랭클은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고 머릿속에서 강의를 하고, 마음의 공책을 펴 글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한다. 어떤 수용자는 자신도 극한의 영양실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눈앞에서 죽어가는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작은 감자 하나를 기꺼이 양보한다. 이에 프랭클은 인간은 어떠한 극한의 삶의 조건에서도 인간의 존엄함을 잃지 않을 수 있으며, 운명에 굴하지 않고 실존적 선택을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확신한다.
전쟁이 끝나고 프랭클은 미국으로 이주해 *의미치료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 그의 분석에 의하면 극한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자신의 삶에 어떤 형태든 의미를 부여한 사람들이었다. 반드시 살아남아 헤어진 가족을 만나려고 한 사람, 마치지 못한 책을 완성하려고 한 사람, 비록 원한이라고 하더라도 독일에 복수하고자 했던 사람들이 살아남았다. 생명에 가장 강한 의지를 불어넣는 것은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다.
프랭클의 생각에는 실존주의적 철학이 깔려있다. 실존주의에서는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이미 던져진 삶이지만 어떠한 조건에서도 자신이 믿는 신념과 희망에 따라 인간은 실존적 자아를 찾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실존적 삶을 살 수 있다. 지금 세상은 패배적 결정론이 지배를 하고 있다. 삼일을 굶으면 도둑이 된다는 식의 사고를 우리 사회에서는 당연한 것으로 수용하고 있다. ‘세상은 이미 만들어진 규칙에 의해서 결정될 뿐이며 그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 ‘내가 노력하더라도 세상은 바뀔 일이 별로 없을 것이다’라는 각종 “안돼”의 논리로 발전한다.
나는 학생들에게 매 학기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100개를 작성하는 버킷리스트를 과제로 내며 지난 10년 간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과거에는 ‘하고 싶은 활동’에 대해서 썼다면 이제는 ‘무엇을 갖고 싶다’로 표현되는 리스트가 지배적으로 늘고 있다. 인생의 주인인 자기가 무엇을 시도하고 경험하겠다는 희망은 줄어들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뭔가를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늘어간다.
프랭클은 주어진 삶의 조건이 행복이든 고난이든 자기가 선택한 것이 아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은 자신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존재임을 주장한다. 아직도 비겁함과 용기, 머무름과 진보, 냉소와 참여 사이에서 고민해야하는 하는 실존적 선택의 문제는 현실의 모든 사람들에게 개인적인 몫이다.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수용소는 반드시 아우슈비츠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존적 선택을 통해 삶에서 주인이 되지 못하는 한 삶은 죽는 날까지 수용소이다. 이 책은 오래된 책이지만 여전히 실존적 고민을 해야 하는 우리들에게 지혜를 준다. 아니 정확히는 용기를 준다.
*의미치료: ‘Logotherapy’ 실존적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와 욕구를 다뤄 인간의 심리적·정신적 문제를 극복하고자 하는 심리치료 이론이자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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