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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도대체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가?나의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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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29  00: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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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책방 유신우 교수
『데미안』헤르만 헤세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로 알려진 『Demian: The Story of Emil Sinclair's Youth』(이하 데미안)은  나의 어린 시절 강렬했던 문장으로 남아있다. 국민학교 시절에 참가했던 성경학교 기간 동안 신부님께 종교와 믿음이라는 주제로 ‘나름대로’ 건방진 논쟁을 시도했었다. 그런 내게 이 책은 아주 중요한 촉발제가 돼줬다. 에밀 싱클레어와 그를 스쳐간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들 그리고 그를 통한 화자의 심층적이면서 내면적인 성장을 도모해줬던 이야기는 충분한 사색과 고뇌 그리고 삶과 인간의 의지에 대해 진지하게 의심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 줬다. 정확히 몇 살 때였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자아라는 것을 깨닫게 됐던 시기였음을 기억한다. 그 이후, 나는 죽음이라는 것에 대한 공포를 안고 잠들기 전 일주일 간 매일 고뇌에 빠졌었다. 모든 것이 죽음을 향해 간다면, 삶은 도대체 어떠한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가?
작중 화자인 싱클레어는 소설의 중반까지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 자신의 자아를 깨닫게 된 순간 비로소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는 셈이다. 우리는 우리가 누군지 알기 전까지 우리의 이름을 자각하기 어렵다. 이렇듯 이 책은 우리 모두의 어린 시절을 심도 있게 재현하고 있다. 밝고 아름답기만 했던 가족과 친구들의 세상을 벗어나 어둡고 침울하지만 유혹적이고 매력이 넘치는 바깥세상으로 향하는 여정에, 막스 데미안이라는 신비로운 친구가 그와 동행한다. 세상을 초월한 듯 한, 혹은 본 책의 출간 시기의 전시 독일의, 불안과 혼돈의 정세를 대변하는 듯하다.
앞서 데미안을 자전적인 소설로 언급했던 것처럼, 이 책이 발행되던 당시 저자 자신의 이름이 아닌 작중 자전적 화자인 에밀 싱클레어의 이름을 빌렸음은 아마도 이 이야기가 헤르만 헤세 본인의 성장기가 많이 투영됐음을 시사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든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우리의 어린 시절은 어느 순간 깨어지게 마련이었고, 우리 모두 그러한 경험에 대한 깊은 사색의 시간을 거쳤으리라 믿는다. 물론 본 글을 읽고 있을 당신의 세상은 내가 겪은 시절과는 조금 달랐으며, 수많은 디지털 문명과 정보에 휩싸여 그러한 사색에 대한 기억이 조금은 희석됐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문명의 전환의 시기를 겪는 여러분이기에, 더욱더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저자의 문체는 조심스러우면서도 한 편으로 매우 강렬하다. 허나 이는 독자의 내면이 이 이야기와 동화됐을 경우에 진정으로 그 매력을 발산한다. 이 책은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기이자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학우 후배 여러분들이 꼭 접해 봤으면 하는 이야기이다. 마치 니힐리즘에 휩싸인 자기 개발서 저자의 고뇌와, 그로 인해 저자는 완전히 새롭고도 더욱 강렬한 주제의 책을 쓰게 됐다고 하면 적절한 표현일까?
이 책의 내용은 수많은 형태로 재해석되고 재가공돼 많은 작가들과 독자들을 매료시켜 왔다.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이다.” 껍질을 깨고 자신이 깨우친 신을 향해 날아가는 새의 묘사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도 나에게 또 다른 사고와 철학을 하도록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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