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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 說이사장님, 침묵은 금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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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04  1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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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 시내버스 안에서의 일이다. 스물 남짓의 청년이 경로석에 앉아 있었다. 바로 옆에는 머리가 허연 할머니 한 분이 힘겹게 좌석 뒤편 손잡이를 잡고 서 계셨다. 버스에 탑승하는 사람들마나 힐긋힐긋 쳐다봤고 어떤 이는 “쯧쯧” 혀를 차기도 했다. 버스 뒤편에 서서 이를 지켜보던 나는 ‘새파랗게 젊은 녀석이 정말 뻔뻔하네’라 생각했다. 세 정거장쯤 지났을 때 다행히 맞은편에 앉아있던 아주머니 한 분이 내리신 덕에 할머니는 앉으실 수 있었다. 그리고 한 20분쯤 지났을까? 뒤편에 앉아 있던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다가가자 청년은 가녀린 소녀의 어깨에 기댄 채 힘겹게 버스에서 내렸다. 한 동안 사정도 모르고 청년을 나무랐던 내가 부끄러웠다. 그러나 이내 다시 화가 났다. 그 청년 혹은 여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사정을 이야기 해줬다면 나는 화를 내지 않았을 것이고 요즘 젊은이를 탓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사정을 알고 죄의식을 느끼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버스의 다른 승객들도 언짢은 기분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다른 누군가가 나서서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해서 할머니는 좀 더 일찍 편하게 갈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몸이 불편한 그 청년이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이 모든 기회를 앗아갔고 결과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친 셈이다. 2월 20일 개강교수회의에 참여했던 교수들은 대학평의회의 ‘법인 재정적 책무 질의서’라는 유인물을 받아, 보다 자세한 설명을 교수총회에서 들을 수 있었다. 광운대학교는 작년 교육부의 대한기본역량진단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올해 약 40억 원의 지원금을 받게 됐다. 이 과정에서 제출한 ‘대학구조개혁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학교법인 ‘광운’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4억 원 정도의 전입금을 출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법인전입금은 2018년 220만원에 불과했고 2019년 예산에는 전혀 책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대학평의회에서 법인이사회에 여러 차례 그 사유를 설명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법인 이사회는 이에 전혀 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공식, 비공식 석상에서 들은 내용을 볼 때, 현 이사장은 학교 구성원 그 누구보다도 광운대학교를 사랑하고 학교 발전을 위해 여러모로 애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분이 개인적 이익을 위해 약속한 금액을 전입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버스 안 청년이 옆에 선 할머니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서도 일어나지 못했던 것처럼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청년이 혹은 청년을 부축했던 어린이가 사정을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를 포함한 다른 승객들이 불쾌했던 것처럼 이사장이 지키지 못한 약속에 대해 설명하지 않으면 구성원 모두가 화가 날 수밖에 없다. 몸이 불편한 것은 잘못이 아니지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다. 사회적으로 약속된 혹은 기대되는 행동을 하지 못할 때 이를 지키지 못한 사람에게는 최소한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때로는 듣는 사람이 이러한 사정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고 약속 불이행에 대해 꾸짖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정도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사람이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 사정을 설명하지 않는 것은 더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다. 게다가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헤쳐 나갈 의지를 꺾는 행동이기도 하다. “우두머리도 하지 않는데 내가 왜 해” 라는 생각이 팽배하면 공동체 전체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 이사장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왜 어떤 이유에서 약속을 이행할 수 없었는지 설명하시고 향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혀 주세요. 그리고 힘에 부치면 구성원에게 도움을 요청하세요. 자존심이 아니라 학교를 구하세요. 낮은 자세로 간절하게. 명령이 아니라 협조를.< 저작권자 © 광운미디어위원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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