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광운
최종편집 : 2019.4.15 월 17:32
광운대학교
광운대신문여론/칼럼
가벼움의 시대, 저널리즘의 위기기자수첩
최승현 기자  |  shc@kw.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4.02  01:49:1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현재 저널리즘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신문과 방송에 관심이 없다. 뉴미디어의 등장은 신문, 방송과 같은 전통적 미디어를 파괴시켰고 유튜브, SNS와 같은 새로운 플랫폼이 시대를 점령하고 있다. 영상 문화에 길들여진 새로운 세대들은 활자를 배격하고 진지함을 못 배긴다. 인간관계, 콘텐츠의 밀도, 사유(思惟)의 깊이 등 모든 것들이 가벼워지고 있다. 그야말로 ‘가벼움의 시대’가 도래했다.
콘텐츠들이 쏟아진다. 우리가 하나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은 순식간이다. 영상은 길어야 5분, 짧으면 30초다. SNS에 올라오는 사진이나 글은 5초나 될까. 콘텐츠 소비 시간이 이렇게까지 짧아진 것은 스마트폰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스마트폰으로 하나의 콘텐츠를 집중해서 보긴 어렵다. 우리는 쉬는 시간이나 이동할 때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이다. 콘텐츠 양의 문제도 있다. 어마어마한 양의 콘텐츠들이 쏟아지는데 하나의 콘텐츠에 긴 시간을 쏟는 것은 낭비처럼 느껴진다. 문제는 그 어마어마한 양의 콘텐츠들을 소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머릿속에 남는 것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콘텐츠 소비는 사유의 확장으로 이어지기보다 또 다른 콘텐츠의 소비로 이어진다. 무한 소비다. 이것은 소비라기보다 소진에 가깝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쉬는 시간에도 무언가를 끊임없이 소비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을 켜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잠을 자기 직전에도 스마트폰과 함께한다. 지독한 이 멀티 테스킹의 시대. 『피로사회』의 한병철이 지적했듯이 ‘깊은 심심함’이란 우리 삶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오죽하면 ‘멍때리기’ 대회가 등장했을까. 현대사회에서 멍때리기는 대회에서 승부를 겨뤄야 할 정도의 비상한 능력이 돼버린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시대는 개인 간의 혐오와 차별이 난무한다. 세상에 스마트폰 개수가 늘어난 만큼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시선의 크기는 좁아졌기 때문이다. 사회 구성원들은 각자의 세계를 들여다볼 뿐, 공동체적 사유는 소멸 직전이다. 개인들이 사유를 확장하고 화합하기란 벅찬 일이 돼버렸다. 문학 평론가 도정일은 『문화의 몰락과 비평의 위기』에서 우리 사회가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부분과 전체에 대한 균형있는 감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도정일이 강조했던 것은 개인의 문화가 중시되면서 동시에 공동체 의식이 발현되는, 그 줄다리기가 팽팽하게 유지되는 사회이다. 1993년에 쓰인 글이지만 도정일의 비판은 한국 사회를 여전히 관통한다. 과거 군부독재의 한국은 ‘전체’를 우선해 ‘부분’이 희생되는 사회였다면 현재 한국은 ‘부분’에 매몰돼 ‘전체’를 사유하지 못하는 형세다.
이 사유의 부재, 가벼움의 시대에서는 언론의 고민이 더욱 커진다. 언론은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세우고 사회를 조정하는 의무를 지니지만, 21세기 대중은 그런 일이 따분하게 느껴진다. 바로 이 지점에서 언론과 대중은 충돌한다. 언론이 지닌 무게감은 대중이 문화를 향유하는 태도와 어긋난다. 언론의 고민은 이 거리를 ‘어떻게 좁히느냐’의 싸움인 것이다. 어떻게 하면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동시에 언론의 품위는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매번 고민하지만 언론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언론은 여전히 짙은 안개 속에 있다

< 저작권자 © 광운미디어위원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About 미디어광운구성원소개광고안내구독신청제휴안내청소년보호정책개인정보처리방침
서울 노원구 광운로 20(월계동 447-1) 광운대학교(139-701) | 청소년보호책임자 : 미디어광운
Copyright © 2011 KWANGWON UNIVERSIT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