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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아저씨’ 경비원 문종욱 씨를 만나다
정진수 기자 신유하 수습기자  |  ppnggg1995@kw.ac.kr daseul6458@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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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3  22: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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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을 근무하다 보니까 친한 학생들이 많아요.”
우리 학교 정문을 들어서면 학생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주시는 경비아저씨가 있다. 올해로 근무 7년을 맞이한 문종욱(65) 씨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중에도 문종욱 씨와 친한 학생들이 점심을 먹자며 경비실로 찾아오기도 했다. 문종욱 씨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정년퇴직한다.

Q.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A. 정문·복지관·옥의관을 담당해요. 아침에 출근하면 이 건물들을 순찰하며 일지를 작성해요. 옥의관은 청소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둬요. 복지관에 있는 학생복지처, 보건소, 취업상담센터 등도 미화아주머니들이 청소하실 수 있도록 개방해두죠.
아침 8시 20분이 되면 9시까지 정문에서 차량통제를 해요. 정문 앞 성북초등학교 학생들도 안전해야죠.
점심시간까지 순찰을 한 번 더 돌아요. 저녁시간 이후에는 수업이 끝난 강의실을 모두 닫고, 학교 내 가로등을 점등해요.
그리고 다음 근무자와 교대하기 전에 밤새 문제는 없었는지 살펴보며 마지막으로 순찰을 한 번 더 돌아요.

Q. 24시간 근무면 엄청 힘드실 것 같은데, 쉬는 시간이나 취침시간이 따로 있나요?
A. 일단 점심 식사 시간과 저녁 식사 시간마다 1시간을 쉴 수 있죠. 그리고 오전 12시부터 4시까지 법적으로 보장된 취침시간이 있어요.
저는 제 인생에서 가장 아까운 시간이 잠자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인생의 3할이 잠으로 소비된다고 생각하면 무척 아깝죠. 야간에 주취자나 신원이 확실하지 않은 사람이 들어올 수 있잖아요. 그래서 실제로는 3시쯤이면 잠에서 깨는 것 같아요. 야간에는 야간 근로학생과 함께 근무하기 때문에 제가 자리를 비워도 든든해요.

Q. 일과 중에 힘든 일이 있으신가요?
A. 이 일이 힘들다면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거예요. 저는 학교에 처음 온 2012년부터 지금까지 근무하는 7년 동안 너무 즐거웠어요.
바람은 정년이라는 것에 구애받지 않고 조금 더 근무했으면 좋겠어요. 저 자신도 건강하고, 학생들과 함께 지내는 게 너무 즐거워요. 하지만 삶의 순환이란 게 그렇잖아요.

Q. 일이 즐겁다고 하셨는데, 일과 중에 가장 기쁜 일이나 기대되는 일이 있나요?
A. 네, 정말 즐거워요. 그중에서도 졸업한 학생들이 찾아올 때가 가장 기억에 남고 기뻐요. 얼마 전에는 졸업한 학생이 전화로‘아저씨, 저 취업해서 짜장면 사드리러 갈게요!’라고 했어요. 그러면 그 학생이 재학 중이던 모습이 떠오르곤 하죠. 그렇게 찾아와서 반갑게 인사해주고, 밥이라도 같이 먹고. 이런 게 즐거움 아닐까요?

Q. 그렇게 찾아오거나, 친한 학생 중 기억나는 학생이 있나요?
A. 2012년 3월 7일, 제가 광운대학교에 처음 온 날 만난 학생이 있어요. 정문 앞 편의점에서 일하던 학생이었어요. 담배를 사러 잠깐 들렀을 때 처음 만났어요. 밤에 일하기 무섭지 않냐고 물었는데 씩씩하게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다시 돌아왔는데 젊은 사람 몇몇이 계속 편의점을 들락날락하는거에요. 이상해서 계속 지켜보다가 안 좋은 느낌이 들어서 살펴보러 갔어요. 알고 봤더니 가출청소년이더라고요. 그래서 주의를 주고 돌려보냈어요. 편의점에서 일하던 학생이 고마웠는지 부모님께 전화해서 어제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을 했나 봐요. 나중에 그 학생 부모님이 고맙다고 전화를 주셨어요. 그게 인연이 돼서 7년 동안 친하게 지내고, 저녁밥도 같이 먹곤 했죠. 그렇게 그 학생이 졸업하는 날 부모님이랑 같이 와서 사진도 찍고, 가면서 ‘오늘부턴 졸업했으니까 아빠라고 부를게요!’라고 하는거에요. 자식은 아들 하나밖에 없어서 죽을 때까지 딸에게 아빠 소리는 못 듣는 줄 알았거든요.(웃음)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한 달에 한 번씩은 만나고 있어요. 이 학교에 근무하며 정말 추억이 많고, 헛되이 보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Q. 일을 어떻게 하게 됐나요?
A. 평생 개인 사업을 하다가 마지막에 건축사업을 했는데 IMF를 겪었어요. 그때 딱 손을 놓게 됐죠. 회사에 입사하기도 좀 그렇고 개인적인 일도 할 수 없어 아내랑 이야기하다가 경비 일을 해보는 게 어떠냐고 했어요. 그래서 노원구청에 일자리 센터를 찾아가서 일자리 신청서를 작성하고 돌아서 나오는데, 광운대학교에 경비 자리가 났다고 바로 전화가 왔어요.
정문이라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는 정문으로 출입하는 차량이 많아서 하루에 다섯 시간 정도 서 있었어요. 지금은 80주년 기념관에 지하주차장이 생겨서 어느 정도 괜찮아졌죠.

Q. 올해 정년 퇴직을 앞두고 계시는데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이 좋아져서 지하철 무료 승차권을 주잖아요. 그걸 신청하라고 동사무소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신청하는데 직원이 말하더라고요. “선생님, 다른 분들은 무료 승차권 받는다고 좋아하시는데 왜 이렇게 슬픈 표정이세요?”라고 묻더라고요. 서글펐어요. 아직 몸도 건강하고 일도 열심히 할 수 있는데... 이제 내가 할 일이 없어진다는 게... 인생사는 데 지루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정년퇴직 후에도 또 다른 경비 일을 찾아볼 생각이에요. 저는 계속해서 일을 하고 싶어요. 정말로 하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A. 7년 동안 학교 관계자 분들에게 정말 감사했고, 특히 자연대 교수님들께 감사해요. 많은 이야기를 나눈 건 아니지만 자연대 교수님들께서 ‘정문아저씨’라고 부르면서 좋은 대우를 해준 게 너무 고마워요. 제일 고마운 건 학생들이에요. 앞에서 말한 학생들부터 얼마 전 새벽에 취업했다고 자취방에서 뛰어오며 저에게 알려준 학생까지 정말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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