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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선한 사마리아인이 존재할 수 있을까?신비한 법학사전
정진수 기자  |  ppnggg1995@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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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29  00: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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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난징의 한 승강장, 버스를 타려 몰려든 인파에 밀려 한 할머니가 쓰러졌다. 위험천만한 상황 속에서 할머니는 일용직 노동자였던 ‘펑위’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었다. 하지만 펑위에게 돌아온 건 손해배상 청구였고, 1심 재판부로부터 4만5천여 위안(한화 약 77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후 펑위가 할머니를 밀어뜨려 다쳤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펑위 사건 이후로 중국에선 *별관한사(別管閑事)식의 태도가 잇따랐고, 중국 사회에 큰 반향을 가져왔다. 2011년 중국 광둥성에서 2세 여아가 차에 치인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이 아이는 도로에서 차에 두 번이나 치여 쓰러져 있었다. 주위를 지나던 18명의 행인은 아이를 못 본 척하거나 지나쳤고, 아이는 8일 뒤 사망했다. 하지만 주위를 지나던 18명의 행인을 처벌할 규정은 없기에 이들이 지게 될 벌은 도덕적 비난뿐이었다. 막상 우리 눈앞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할까? 펑위처럼 도리어 가해자가 될까 두려워 지나칠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런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2017년 ‘호인(好人)법’ 이 시행됐다.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선한 사마리아인’ 법이다. 선한 사마리아인 법은 크게 두 가지 내용으로 구분된다. 첫째는 펑위 사건처럼 도와준 사람이 누명을 쓰거나 가해자가 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 법률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5조의2(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에 따르면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에 대한 구조에서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다면 민사, 형사책임을 지지 않으며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은 감면한다고 설명돼 있다. 좋은 예시는 갑작스런 심정지로 쓰러진 사람을 구조할 때다. CPR(심폐소생술) 시행 도중 흉부 압박단계에선 갈비뼈가 부러지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심정지 환자는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 이며, 갈비뼈가 부러지는 것에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었다면 CPR 시행자는 민사상, 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 문제는 사망의 경우이다. 법 규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은 감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면책’ 이 아니라 ‘감면’ 이다. 환자가 사망하면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는 의미다. 결국 별관한사의 태도를 방지하기 위한 행위자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지 못한다. 둘째는 별관한사 식의 태도를 방지하기 위해 위급한 상황에서 타인을 반드시 구조해야 한다는 내용이며, 시행 여부는 국가마다 다르다. 우선 이 내용은 부작위에 관련된 내용이다. 부작위란 법률상 어떠한 행위를 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응급의료 종사자는 응급상황에 있는 사람을 구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응급환자를 구하지 않는 경우 이 행위를 부작위라고 한다. 그렇다면 일반인도 응급상황에 있는 응급환자를 구조해야 할 의무를 질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비슷한 내용은 ***부진정 부작위범에서 찾을 수 있긴 하다. 부진정 부작위범의 경우 보증인이라는 신분이 필요하다. 이 보증인의 내용에는 부부간 부양의무, 친권자의 보호의무, 친족간 부양의무, 고용 계약에 의한 보호의무, 간호사의 환자 간호의무 등이 있다. 쉽게 예를 들면 아버지가 물에 빠진 아들을 봤는데도 구하지 않는 경우, 아버지는 아들의 친권자이므로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아 부진정 부작위범에 해당해 처벌될 수 있다. 하지만 생면부지인 사람이 물에 빠진 것을 본 일반인은 그를 구하지 않았다고 해서 처벌받지 않는다. 반면 독일, 프랑스 등의 나라는 위험에 처한 타인을 구조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의로 이를 하지 아니한 자는 처벌한다고 법에 규정하고 있다. 길에 쓰러진 사람 도와줘야 하나요? 쓰러진 사람에 대해 보호, 간호, 부양 등의 의무가 없다면 도와주지 않더라도 처벌받지 않는다. 도와주었을 경우 응급의료, 처치를 제공한 자는 상해에 대한 민·형사책임은 지지 않지만, 사망의 경우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에선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별관한사: 남의 일에 관여하지 말아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5조의2(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응급의료 또는 응급처치를 제공하여 발생한 재산상 손해와 사상(死傷)에 대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그 행위자는 민사책임과 상해(傷害)에 대한 형사책임을 지지 아니하며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은 감면한다. ***부진정 부작위범: 결과방지의 의무가 있는 보증인이 부작위로써 금지규범의 실질을 갖고 있는 작위범의 구성요건을 실현하는 범죄를 말한다.< 저작권자 © 광운미디어위원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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