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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들 앞에 놓인 덫신비한 법학사전
정진수 기자  |  ppnggg1995@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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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3  23: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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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사범 1만 4,123명, 재범인원 5,131명, 재범률 36.3%는 마약사범 관련 지표다. 검찰 ‘마약류 범죄백서’ 2017년 자료에 따르면 2016년의 전체사범 1만 4,214명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2013년 9,764명과 비교하면 5년 새 약 50% 가까이 증가했다. 마약청정국이란 말도 옛말이다. 이런 변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이 인터넷과 SNS다. SNS를 통해 개인 간의 직접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검거가 어려워졌다. 가장 효과적인 대응 방법은 함정수사다. 그러나 법적으로 인정되는 수사방법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함정수사란 수사기관이 신분을 숨기고 범죄를 교사한 후 범죄의 실행을 기다렸다가 범인을 체포하는 수사방법이다. 함정수사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범의유발형’과 ‘기회제공형’이다. 둘의 차이는 수사기관의 개입 전에 범죄의사 즉, 범의가 존재했느냐에 따라 발생한다. 사례 분석을 통해 둘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얼마 전 범의유발형 함정수사와 관련된 사건의 판결이 내려졌다. 지난해 2월, 한 경찰관이 채팅 어플리케이션에서 여성인 척하며 대화방을 만들고, 마약이 있으면 성관계를 하겠다는 취지로 A씨에게 접근했다. A씨는 온라인 검색을 통해 마약을 구매했고, 만나기로 한 장소로 향했다. 도착한 A씨는 그곳에서 대기 중이던 경찰관들에게 체포됐다. 
이 경우 수사기관인 경찰관이 본래 범의를 가지지 않았던 A씨의 범의를 유발시켜 A씨가 마약류를 소지토록 했다. 판례는 이를 ‘수사기관의 사술이나 계략’으로 설명하고, 함정수사에 해당해 위법하다고 판시한다. 범의유발형 함정수사가 위법하다는 법적 근거는 ‘수사의 신의칙’으로부터 온다. 수사는 국민의 일반적인 신뢰를 침해하는 형태로 행해져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1심은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1심 판결을 뒤집고 경찰관들의 수사를 위법한 함정수사로 판단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기회제공형 함정수사의 예시는 2007년 대법원판결을 받은 사건이 좋은 예시다. 지하철 경찰대 소속의 경찰관들은 사당역 인근에서 취객을 상대로 *부축빼기사건이 자주 발생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근무 후 인근 공원으로 향했다. 그곳 인도 위엔 만취한 피해자가 누워 자고 있었다. 경찰관들은 범인을 잡기 위해 피해자로부터 약 10m 떨어진 거리에 일부러 잠복하고 있었다. 때마침 범인 B씨가 나타났고, B는 피해자를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가 지갑을 꺼냈다. 그 순간 경찰관들은 뛰어나가 B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기회제공형 함정수사는 이미 범의가 있는 자에게 범죄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례에서 B씨는 수사기관의 사술이나 계략 없이도 이미 범죄의사를 가지고 있었기에 판례는 이를 함정수사로 보지 않는다. B는 이를 함정수사라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위법한 함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가 아니다’라며 상고를 기각했다. 즉, 경찰관들의 행위가 적법했다는 의미다.
함정수사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한 개 더 존재한다. 범의유발형 함정수사의 경우 수사기관이 아닌 제3자가 범의를 유발시킨 경우다. 판례는 이 제3자를 유인자라고 칭하며, 수사의 적법성은 수사기관과 유인자의 관계에 따라 좌우된다. 수사기관과 직접 관련있는 유인자가 피유인자에게 사술이나 계략, 피할 수 없는 유혹 등을 이용해 범의를 불러일으켰다면 이는 위법한 함정수사다. 반면 유인자가 수사기관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상태에서 신고포상금 등을 이유로 피유인자에게 범행을 계속해서 부탁해 범의를 불러일으킨 경우는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사용했다고 볼 수 없어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함정수사는 적법한가요?
우리나라에서 허용되는 함정수사는 기회제공형 함정수사다. 수사기관이 개입해 범의를 유발시키는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는 허용되지 않는다. 범의를 유발시키는 것이 가능한 경우가 있지만, 범의를 유발시키는 자는 수사기관과 관련이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
*부축빼기: 술 취한 사람을 부축해 주는 척하면서 주머니에 든 것을 털어 가는 소매치기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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