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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내면 자유를 얻는 보석제도?신비한 법학사전
정진수 기자  |  ppnggg1995@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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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4  0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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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2일 사법행정권 남용을 혐의로 구속기소 됐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보석 석방됐다. 보석금은 3억 원이며, 성남시 자택에만 머물라는 등 여러 조건이 붙은 조건부 보석을 통해 풀려났다. 이를 보고 우리나라에 보석제도가 있는지 몰랐다는 사람도 있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판결이 끝나 보석금을 통해 풀려난 건지 헷갈리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보석제도의 의미를 돈을 통해 징역을 면해주는 것으로 혼동하고 있다. 사실 보석제도는 판결 후 부과되는 형벌과는 상관없다. 보석제도는 판결 전, 재판단계에서 구속 수사를 받는 ‘피고인’을 석방하는 제도다. 
보석의 종류는 청구보석과 직권보석으로 나뉜다. 청구보석은 말 그대로 보석을 원한다는 청구가 필요하다. 청구보석에는 필요적 보석(형사소송법 제 95조)과 임의적 보석(형사소송법 제 96조)이 있다. 필요적 보석은 ‘제외사유’가 없다면 보석을 허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외사유’는 ▲사형, 무기,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때 ▲누범이나 상습범인 죄를 범한 때 ▲증거를 인멸하거나 우려가 있을 때 ▲도망하거나 도망의 염려가 있을 때 ▲주거가 불분명할 때 ▲피해자나 증인 또는 그들의 친족에게 생명, 신체, 재산에 해를 가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을 때다. 임의적 보석은 제외사유가 있음에도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보석을 허가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여기서 ‘상당한 이유’는 질병이나 가족의 생계유지 등과 같은 사유를 뜻한다. 직권보석은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보석 청구가 없더라도 법원이 직접 보석을 허가할 수 있는 제도다. 
보석의 절차는 피고가 보석을 청구하고, 이를 법원이 심리해 허가 또는 기각을 결정하는 것이다. 보석청구의 청구권자는 형사소송법 제 94조에서 지정하고 있다. ▲피고인 ▲피고인의 변호인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가족 ▲동거인 ▲고용주가 보석의 청구권자다. 청구는 서면으로 해야 하며, 공소제기 후 재판확정 전까지 심급에 상관없이 언제든 보석을 청구할 수 있다. 청구의 철회도 보석허가 결정이 있기 전이면 가능하다.
법원의 심리 단계에서 재판장은 보석에 관해 검사의 의견을 물어야 하고, 피고인을 심문해야 한다. 검사는 이에 지체없이 의견을 표명해야 하지만 법원이 검사의 의견에 구속되는 건 아니다. 즉, 검사가 피고인의 보석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표했다고 해서 법원이 그 의견을 따라야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에 대해선 보석청구를 받은 법원은 지체없이 피고인 심문기일을 정해 보석청구에 관한 내용을 심문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법원은 보석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보석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때 보석허가 결정이 떨어지면 피고인은 보증금을 납입해야만 보석허가가 됐다. 이는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2007년 법개정을 통해 돈이 없는 피고인도 석방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넓혔다. 개정된 형사소송법 제 98조에서는 9가지의 보석조건을 정해뒀다. 이 보석조건 중 하나 이상의 조건을 정해 보석허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 9가지 조항이 포함된 것이 조건부 보석이다. 조건부 보석이라는 말은 조건부가 아닌 보석도 존재하는 것처럼 들린다. 우리나라 형사소송법상 보석은 조건부 보석만이 가능하기에 조건부 보석이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보석의 취소 사유는 다섯 가지가 있다. ▲도망한 때 ▲도망하거나 죄증을 인멸한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때 ▲소환을 받고 정당한 사유없이 출석하지 않은 때 ▲피해자, 당해 사건의 재판에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인정되는 자 또는 그 친족의 생명, 신체, 재산에 해를 가하거나 가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때 ▲법원이 정한 조건을 위반 한 때다. 이때 법원의 직권 또는 검사의 청구에 따라 보석을 취소할 수 있다. 보석취소결정이 내려지면 피고인을 재구금해야 한다.
보증금의 경우 보석청구자 이외의 자에게 보증금의 납입을 허가할 수 있다. 보증금의 납입은 수표 등의 유가증권을 제출하거나 피고인 이외의 자가 제출한 보증서로써 갈음할 수 있다. 위의 사유로 보석이 취소되거나 재판이 확정된 후 정당한 사유없이 형의 집행을 위한 소환에 불응하거나 도망한 경우 직권 또는 검사의 청구에 따라 보증금을 몰취할 수 있다.
 
징역을 받아도 돈만 내면 
징역을 살지 않아도 되나요?
보석제도는 판결 후 보석금이라는 돈을 통해 징역을 면해주는 제도가 아니다. 징역이 아닌 구속 수사 단계에서 석방해주는 제도다. 또한 보증금이라는 돈만이 아닌 서약서, 약정서, 보증서 등을 제출해 보석을 받을 수 있다.
 
9가지 보석조건
 
?법원이 지정하는 일시ㆍ장소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아니하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할 것
?법원이 정하는 보증금 상당의 금액을 납입할 것을 약속하는 약정서를 제출할 것
?법원이 지정하는 장소로 주거를 제한하고 이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는 등 도주를 방지하기 위하여 행하는 조치를 수인할 것
?피해자, 당해 사건의 재판에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인정되는 자 또는 그 친족의 생명·신체·재산에 해를 가하는 행위를 하지 아니하고 주거·직장 등 그 주변에 접근하지 아니할 것
?피고인 외의 자가 작성한 출석보증서를 제출할 것
?법원의 허가 없이 외국으로 출국하지 아니할 것을 서약할 것
?법원이 지정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의 권리회복에 필요한 금원을 공탁하거나 그에 상당한 담보를 제공할 것
?피고인 또는 법원이 지정하는 자가 보증금을 납입하거나 담보를 제공할 것
?그 밖에 피고인의 출석을 보증하기 위하여 법원이 정하는 적당한 조건을 이행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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