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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신비한 법학사전
정진수 기자  |  ppnggg1995@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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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5  23: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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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한국에 불법체류 중이던 카자흐스탄인 A씨는 창원시 진해구에서 신호등이 없는 도로를 건너던 8세 초등학생을 승용차로 치고 달아났다. 당시 A씨는 무면허 상태로, ‘대포차’를 몰고 있었다. 이 때문에 신원확인에 시간이 걸려 A씨의 출국을 막을 수 없었다. 경찰은 A씨가 다음날인 17일 우즈베키스탄을 거쳐 카자흐스탄으로 달아났음을 확인했고, 인터폴에서 적색수배를 발부받았다. 이후 경찰은 카자흐스탄 인터폴을 통해 그의 소재를 파악했다. 법무부는 카자흐스탄에 A씨의 범죄인인도 요청을 했지만, 카자흐스탄 당국은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2년 정도가 소요되는 정식절차를 거치라고 요청했다. 외교부는 카자흐스탄 대사관 등을 통해 자진 입국을 설득했다. A씨는 도주에 도움을 준 친누나가 범죄은닉과 불법체류 혐의로 한국에 수감 중이고, 범죄사실에 부담을 느껴 카자흐스탄 인터폴을 찾아와 범죄사실을 시인했다. 지난 14일 A씨는 자진 입국 형태로 송환됐다. 우리나라는 속지주의가 원칙이기 때문에 카자흐스탄 국적의 A씨는 처벌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형법 제2조에서 속지주의를 규정하고 있다. 속지주의는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죄를 범하기만 하면 내국인, 외국인 모두 우리나라 법으로 처벌되는 것이다. 한국인이 외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경우는 어떻게 될까.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외국에서 합법이고 우리나라에서 불법인 경우다. 마카오와 같이 도박이 합법인 나라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도박을 한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이때 현지에서는 처벌을 받지 않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처벌을 받는다. 속인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형법 제3조는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을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둘째는 외국에서도 불법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불법인 경우다. 이 경우에는 형법 제7조가 적용된다. 형법 제7조는 죄를 지어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은 그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하는 형에 산입한다는 내용이다. 한국인 갑이 독일에서 살인을 저질러 독일법원으로부터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고 예를 들었을 때, 한국에서 집행하는 형에 독일에서 복역한 7년만큼의 형을 산입한다는 것이다. 즉 한국에서 징역 8년의 형을 선고 받는다면 1년을 복역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문제되는 것은 우리나라 영해, 영공 이외 지역의 선박과 비행기에서 범죄를 저지른 경우다. 우리나라 형법 제4조는 기국주의(旗國主義)를 설명한다. 즉 형법 제4조는 대한민국 영역 외에 있는 선박, 항공기에서 죄를 범하면 국적을 가리지 않고 내국인, 외국인 모두 우리나라 법으로 처벌한다는 의미로 속지주의의 연장선이다. 기국주의에서 ‘기’는 깃발을 의미한다. 선박에 달려있는 깃발이 태극기이면 우리나라 국적의 선박이다. 항공기의 경우 등록국의 국적을 보유하고, 두 개 이상의 국가에 등록할 수 없다. 결국 우리나라 국적의 선박 또는 항공기에서 죄를 범한 외국인은 우리나라 형법에 의해 처벌된다. 그렇다면 국외에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의 경우가 문제다. 이에 대해서는 형법 제5조와 제6조가 적용된다. 이는 보호주의 표방하며 제5조는 외국인의 국외범, 제6조는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국외범이 처벌 가능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제5조는 내란의 죄, 외환의 죄, 국기에 관한 죄 등 국가를 보호하려는 7가지의 규정이다. 제6조는 대한민국이나 대한민국 국민에게 제5조 이외의 죄를 범한 외국인에게 적용된다고 규정한다. 국가에 더해 국민까지 보호한다는 규정이다. 하지만 제5조와 달리 단서가 존재한다. 행위지의 법률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않거나, 소추가 면제되는 경우, 형의 집행을 면제할 경우에는 우리나라 형법을 적용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간통죄가 폐지되기 전, 간통죄를 벌하지 않는 독일에서 독일인 X와 한국 기혼여성 Y가 간통한 경우 독일인은 제6조의 단서에 의해 우리나라 형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Y는 속인주의로 인해 우리나라 형법의 적용을 받는다. 마지막으로 국외에서 벌어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나 대한민국 사람, 외국인에 대한 외국인의 죄도 벌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논점은 세계주의다. 우리나라 형법은 2013년 4월 5일 형법 296조의2를 신설해 세계주의를 도입했다. 약취, 유인 및 인신매매의 죄(형법 제287조~제294조)를 범한 자는 인류 일반의 보편타당한 인권을 유린하는 범죄이기 때문에 범죄지, 범죄자의 국적이 무엇인지를 불문하고 우리나라 형법을 적용한다.< 저작권자 © 광운미디어위원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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