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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사회를 넘어설 때기자수첩
최승현 기자  |  shc@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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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6  00: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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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현 (미디어·17) shc@kw.ac.kr 젠더 문제와 관련된 갈등은 첨예하다. 일간베스트(이하 일베), 디시인사이드로부터 촉발된 ‘된장녀’, ‘김치녀’부터 메갈리아, 워마드에서 나온 ‘군무새’, ‘한남충’까지. 지난 한국 사회는 특정 성을 비하하는 용어들이 난무했고, 거친 논쟁 속에 때로는 피로감을 느끼기도 했다. 물론 일베와 메갈리아를 등치시킬 수는 없다. 일베에 동의할 수는 없지만 메갈리아를 납득할 수는 있다. 두 커뮤니티에서 나온 비하의 맥락은 전혀 다르다. 일베의 움직임은 단순히 여성을 대상화시키고자 하는 남성들의 혐오적인 행동에 불과하고, 메갈리아의 성격은 그것에 대한 반박이자 미러링의 차원에서 제기된 것으로서 페미니즘과 맞닿아 있다. 나아가 메갈리아의 논의는 남성중심사회에서 당연시됐던 여성에 대한 숱한 차별과 억압을 향한 거친 몸부림인 동시에 절실한 목소리였다. 정치적 맥락에서 제기된 발언과 단순한 혐오 표현 사이에서 명확한 분별은 어렵다. 일부 극단적 페미니스트나 커뮤니티 상에서 비추어졌던 과격성이 잘못 해석돼 페미니즘의 의도와 본질이 왜곡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페미니즘의 과격성, 이를 통한 문제 제기는 우리 사회에 유의미했고 필요한 일이었다. 페미니즘이 사회의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면서 성차별에 대한 문제 인식과 젠더 문제에 관한 논의의 수준을 기하급수적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인식이 변화하고 사회가 바뀌는 일은 많은 시간의 축적이 필요한 법인데, 지난 한국 사회는 이를 압축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남녀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생기고 우리 사회가 더욱 삭막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정당한 권리를 찾는 과정에서 생겨난 약간의 생채기들은 충분히 감당할만하다. 치열하게 이어지던 논쟁은 ‘이수역 사건’을 기점으로 한층 누그러졌지만 젠더 갈등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취업 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20대 사이에서 논쟁은 팽팽하다. 청년 여성은 곧 닥쳐올 취업 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 남성중심의 기업문화와 임금격차, 유리 천장과 경력 단절, 이런 상황에서 집안일과 육아를 도맡아야 하는 엄마가 돼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20대 여성은 자신의 어머니와 윗세대들을 보면서 운동장이 기울었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깨달았다. 그로 인한 부담감과 불안감이 섞여 다소 과격해 보일 수도 있는 페미니즘이 나타나는 것이다. 한편 여성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성장한 청년 남성은 여성이 약자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2005년을 기점으로 대학 진학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그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교육부 통계의 2018년 대학 진학률을 보면 여성이 73.8%, 남성이 65.9%다.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학교 성적이 높다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2018년 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수능 성적이 높다. 서비스 직종이 많은 아르바이트 일자리에서도 남성보다 여성이 우세다. 그러면서도 청년 남성은 군대까지 가야 한다. 현재 노동시장 안에서는 20대 남성과 여성 모두 환영받지 못한다. 20대 사이에서 젠더 갈등이 치열한 이유다. 갈등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띤다. 남성과 여성 사이에 좁힐 수 없는 간극도 있지만 2030세대와 586세대라는 남성 내부에 간극도 존재한다. 또한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도 여러 갈래가 나뉘고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LGBT)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기도 한다. 우리 사회의 무수한 간극들을 보면 회의감이 밀려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사이에 윤활유를 부어 부드럽게 나아가려는 노력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새로운 상상력을 동원해, 혐오사회를 넘어설 때다.< 저작권자 © 광운미디어위원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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