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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걷는 여행에서 만난 즐거움대신 체험해드립니다
이영서 기자  |  dldudtj1023@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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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6  00: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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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를 즐기고 싶은데 각종 과제에, 시험에, 아르바이트에 편안히 즐길 시간이 없는 우리 학교 학생들을 위해 대신 체험해드립니다! ‘대신 체험해드립니다’는 광운대 신문 기자들이 다양한 분야를 대신 체험해보는 코너입니다. 이번에 대신할 체험은 ‘제주도 여행’입니다. 설레는 출발 지난달 24일 목요일, 수업이 끝나자마자 짐을 챙겨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한 달 전에 예매해둔 비행기를 타고 훌쩍 제주도로 떠났다. 태어나 처음으로 가보는 제주도였다. 꽤나 즉흥적이었다. 3박 4일 짧은 기간 동안 마음 편히 갈 수 있는 여행지를 물색하던 중 제주도가 떠올랐다. ‘남들은 한 번쯤 가봤던데 나는 왜 아직 못 가봤을까?’ 하는 마음까지 더해져 제주도행 표를 끊었다. 운전면허가 없어 대중교통과 두 다리로 이동하는 ‘뚜벅이 여행’을 결심했다. 맑은 협재 해수욕장과 아기자기한 옹포리 2일 차에는 서쪽으로 이동해 한림읍에 위치한 협재 해수욕장과 옹포리를 여행했다. 협재 해수욕장에서 꽤 오래 머물렀다. 어릴 적부터 주로 봐오던 바다는 남해안의 갯벌이 가득한 바다였다. 그래서인지 하얀 모래사장과 투명한 바닷물은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바위에 앉아 근처에서 산 귤을 까먹으며 주변을 구경했다. 더 있고 싶었지만, 점점 거세지는 바닷바람에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렸다. 옹포리는 알록달록한 지붕들이 눈에 띄는 곳이었다. 골목을 구석구석 걸으며 보던 돌담도 좋았다. 골목을 걷다 우연히 ‘달리 책방’이라는 곳을 발견했다. 이 책방은 특이하게 책에 메모지가 붙어있었다. 메모지에는 책방 주인의 도서 추천 이유가 빼곡히 적혀있었다. 책방에 대한 주인의 애정이 느껴지던 그곳에서 홀린 듯 『혼자가 혼자에게』라는 책 한 권을 구매했다. 책을 들고 미리 봐두었던 카페로 이동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가만히 카페에 앉아 책을 읽고 창밖을 구경하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 많이 피곤했던 건지 숙소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깜빡 잠이 들었다. 계획대로라면 한담 해안도로에 잠시 내려 구경했어야 했다. 깼을 땐 이미 다섯 정거장을 지난 뒤였다. 해도 저버려 되돌아가길 포기하고 동문시장으로 향했다. 동문시장에서 먹을거리를 사 들고 숙소로 돌아가 여행 다이어리를 쓰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험난했던 이동과정과 산굼부리 3일 차에는 산굼부리를 지나 성산일출봉이 있는 동쪽으로 향했다. 숙소를 옮겨야 했기 때문에 짐을 들고 이동했다. 계획상 9시에는 출발해야 했는데 9시 40분에 일어났다. 계획이 틀어지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라 우울하게 오전을 보냈다. 여유로운 여행을 하자며 마음속으로 계속해서 다짐했다. 하지만 계획을 지키지 못하면 불안해하는 버릇이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었다. 짐은 무겁고 일정은 뒤처지고 사고가 정지된 느낌이었다. 우왕좌왕하다 버스도 반대로 타버렸다. 진정하기 위해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 이른 점심을 먹으며 일정을 확인했다. 재정비 시간을 갖고 12시가 다 돼 산굼부리로 출발했다. 산굼부리로 이동하며 봤던 사려니숲길은 버스에서 내려 걷고 싶게 만드는 길이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늦어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사려니숲길을 지나쳤다. 산굼부리는 해발 400m 고지에 발달한 기생화산의 분화구다. 산굼부리에 들어서면 넓은 억새 군락지를 마주할 수 있다. 한라산을 뒤로하고 분화구 주변을 둘러싼 억새들이 아름다운 곳이었다. 억새가 바람에 나부끼는 풍경은 고향 순천에서 봐오던 갈대와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더 부드러운 느낌을 물씬 풍겼다. 억새의 낯선 풍경은 제주도에 있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해줬다. 용눈이오름이 가져다준 추억 성산일출봉 근처에 잡은 숙소는 인적이 드문 곳에 있었다. 어두울 때 인적이 드문 곳을 혼자 다니는 건 무서웠다.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기 시작했다. 숙소 옆 복합 문화 공간 ‘플레이스 캠프 제주’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프로그램 중 야간 오름 트레킹 ‘용눈이 빛나용’을 신청했다. 헤드랜턴과 빌린 담요를 챙겨 들고 차에 올랐다. 10분쯤 이동하니 용눈이오름에 도착했다. 처음 랜턴을 받아들 땐 ‘이걸 왜 주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도시의 빛에 익숙해져 가로등 없는 어둠을 잠시 망각하고 있었다. 해가 지고 나니 저 멀리 등대의 불빛만 보일 뿐 온 세상엔 어둠뿐이었다. 사람으로 가득하던 능선엔 적막함만 남았다. 오름 중턱 나무 뒤편에 앉아 바람을 피하며 명상을 했다. 눈을 감고 주변 소리에 집중하자 바람 소리가 마치 파도 소리처럼 들렸다. 평소 듣기 싫던 풀벌레 소리도 마냥 좋았다. 내려가던 길에 잠시 멈춰 랜턴을 끄고 바라본 별은 환상적이었다. 오름의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장소를 뽑으라면 용눈이오름이라고 답하고 싶다. 단지 장소만 좋았던 것이 아니라 새롭게 만났던 사람, 주고받던 대화, 옆 사람이 쥐여주던 손난로 등 모든 것이 좋았다. 트레킹에서 만난 혼자 여행을 온 여성분과 얼떨결에 저녁을 같이 먹게 됐다. 3시간 전에 처음 만난 사람이었지만 그분의 외향적이고 밝은 성격 덕에 어색하지 않게 식사를 끝마칠 수 있었다. 앞으로 다시 볼 사이가 아니란 생각이 무의식 속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 쉽게 속마음을 내비쳤다. 살면서 처음 겪어보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혼자 하는 여행의 끝자락. 우리 둘에겐 대화를 나눌 누군가가 필요했던 것 같다. 여행을 마무리하며 낭만으로 가득 차 시작했던 ‘뚜벅이 여행’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버스를 한 번 놓치면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아직 마음에 여유가 부족한 건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여행은 힘들었다. 하지만 기다리는 30분 동안 주변을 둘러보는 재미도 있었다. 곱씹어보면 모두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오롯이 나를 위해 계획을 짜고 행동했다. 이번 여행은 ‘혼자 갔던 첫 제주도’란 이름으로 오랫동안 기억하며 힘들 때 꺼내 보는 추억이 될 것 같다.< 저작권자 © 광운미디어위원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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