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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언론의 위기, 학보사의 미래는?
최승현, 정진수, 최승호 기자  |  kwupress@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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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8  09: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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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보사의 시대는 저물었다. 정보화 사회에 진입하고 뉴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저널리즘이 지닌 영향력은 미미해졌다. 과거에는 민주화 운동에 힘입어 학보사가 지대한 역할을 담당하면서 사회공헌을 도모했지만, 현재 학보사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정보를 접하는 과정에 있어서 공동체의 가치보다는 개인의 취향이 중요해졌고 종이 지면보다는 유튜브가 압도적이다. 학보사는 그 전환점에 직면해있다. 본지는 이번 기획기사를 통해 시대적 가치를 잃어버린 학보사의 미래를 모색하고자 한다. 대학 언론의 위기, 그 원인은? 학보사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보고자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총 3명의 응답자는 “평소 학교 신문을 잘 보지 않는다”는 공통된 의견을 내비쳤다. 학생 A는 “시간적 여유가 없고 학교에 관한 정보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학생 B는 “신문에 관심을 가질 정도로 흥미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학생 C는 “발간된 신문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도 정확히 모른다”며 학보사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학교 건물을 둘러보면 지난호 신문이 많이 남아있는 경우를 종종 발견한다. 이를 보면 학보사가 학교의 커뮤니케이션 기능과 공론장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타 대학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2015년 한대 신문에 실린 ‘타 대학 학보사의 이야기’ 기사에 따르면 서울대, 중앙대 학보사 前 편집국장 모두 운영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학신문 송승환 前 편집국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기사를 내보낸다 해도 대학신문의 주 수요자가 돼야 할 학생 구독자는 현저히 적다”며 “학생들의 주된 인식은 무관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대신문 조선희 前 편집국장은 “나름 열심히 하지만 일반 학생들에게는 적은 학생들이 구독하는 교내 신문 정도로 인식돼 있다”며 구체적으로는 “‘편집권 침해’, ‘예산 삭감’, ‘구독률 저조’, ‘스마트미디어시대에 적절한 대처 부족’, ‘학생들의 관심 부족’ 등의 문제가 있다”고 위기를 진단했다. 학보사가 위기를 맞이한 배경에는 여러 원인이 있다. ‘인력·예산의 부족’, ‘취약한 수익 구조’, ‘비전문성’ 등의 문제가 있지만, 핵심은 기사의 생산 방식과 소비 방식 사이에 큰 격차가 있다는 점이다. 학보사뿐만 아니라 기성 언론사도 위기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는 학보사의 문제라기보다는 저널리즘 자체가 지니고 있는 한계다. 뉴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이 정보를 습득하는 방식은 급격하게 변화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 방식의 정보 교환이 가능해졌고 SNS, 유튜브 등 새로운 플랫폼이 나타나면서 활자보다는 이미지가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 정보의 파편화다. 사회에 관한 공통된 이슈보다는 개인의 취향에 따른 소비가 두드러지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젊은 세대일수록 크다. 즉 디지털 기술에 민감하고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진 20대가 주를 이루고 있는 대학 사회에서는 저널리즘 혁신이 더욱 시급하다. 그러나 학보사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에 머물러 있다. 대부분의 학보사들이 종이 신문 발행을 이어가고 있으며 뉴미디어 형식에 맞는 기사는 취약하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외대 채영길 교수가 제안하는 대학 언론의 미래 저널리즘 전문가의 의견은 어떨까?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소속이자 외대학보 前 주간인 채영길 교수를 만나 자문을 구했다. 채 교수는 대학 언론이 의미를 찾기 위한 조건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운영 능력 개선 학보사의 모든 일정과 운영은 결국 예산으로부터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예산 계획을 치밀하게 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학보사 기자들은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학보사의 미래와 발전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예산을 활용하기보다는 기존에 내려오던 관행대로 예산을 분배하고 사용한다는 지적이다. 학생 기자들은 기사 생산에는 노력을 기울이지만 미디어 조직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적다.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해 학보사를 운영할 수 있는 전문적인 능력, 이것이 채 교수가 말하는 프로페셔널리즘이다. 둘째, 디지털 플랫폼 강화 채 교수는 “신문 발행 수 자체가 주는 의미는 이제 사라졌다”며 “온라인 중심으로 콘텐츠가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채 교수는 종이 지면을 전면 폐지하자는 의견에도 동의했다. 종이 지면보다 디지털 플랫폼이 지니는 장점이 크다는 것이다. 가시성·속보성·접근성·편리성 등을 고려하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더욱 유용하다. 채 교수가 디지털 플랫폼을 강조한 것은 깊은 내용의 보도뿐만 아니라 영상 제작, 카드뉴스 등 다양한 성격의 기사들도 제작해 독자층을 보다 넓히라는 의미기도 하다. 셋째, 공통성 추구 공통성은 채 교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키워드다. 이는 결국 저널리즘의 본질을 강조한 것이다. 공통성이란 기자가 의제 설정을 하고 취재하는 과정에 있어서 주관적이고 협소한 논의가 아니라 사회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를 생각하고 그것을 담아내는 것을 말한다. 학보사 기자라면 학교 구성원이 갖는 공통적인 분모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학보사가 공통성을 추구하는 방법은 학교 소식을 확장해 사회 이슈로 넓히는 것, 독자에게 지면을 제공하는 것, 가시적인 소통 과정을 통해 학보사 신뢰도를 높이는 것 등이 포함된다. 실제로 2016년 외대학보는 최승호 감독을 초청해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자백』을 상영하고 토크 행사를 진행했다. 이는 학보사와 학생들이 사회적 논의를 함께 공유함으로써 학교의 공통성을 서로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타 대학 학보사의 새로운 저널리즘 저널리즘의 위기를 맞이한 상황에서 많은 학보사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연세춘추는 페이스북을 통한 속보 시스템을 상시화하고 있고, 대학신문은 영상 TF(Task Force)를 신설해 페이스북에 빠른 로딩이 가능하고 가독성이 높은 ‘인스턴트 아티클’을 도입하고 있다. 아예 신문을 발행하지 않고 웹진만 운영하는 방식의 목포해양대 학보사도 존재한다. 한림대 학보사는 ‘춘천 사람들’이라는 매체를 만듦으로써 학보사의 한계를 깨뜨리고 지역 신문으로서 거듭나고 있다. 특히 경성대학교의 ‘시빅뉴스’는 대학 언론의 새로운 모델로 성공적인 결과를 얻고 있다. 시빅뉴스는 경성대 커뮤니케이션 학부 소속 기관으로서 학보사의 범위를 넘어 인터넷 지역 신문사로 성장한 사례다. 시설과 재원은 학교로부터 지원을 받지만 신문사 운영은 자체적으로 이뤄진다. 실무경력 있는 교수와 전직 언론인 출신이 직접 신문 제작에 참여하고 학생들을 지도한다. 여기에 경영팀을 둬 독자적 광고까지 유치하고 있다. 대학 언론이 지역 신문의 기능을 담당함으로써 수익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는 언론사 인턴 교육을 제공한다는 장점을 지닌다. 학교와 학생 모두 상호보완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2019년 3월 기준으로 시빅뉴스에는 상근 학생 기자 6명, 비상근 인턴 학생 기자 대략 40명이 소속돼 있다. 보통 10~20명 정도의 기자들이 근무하는 학보사에 비하면 시빅뉴스의 규모는 상당한 편이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바라는 학보사 우리 학교 학생들이 바라는 학보사는 어떤 모습일까? 앞선 인터뷰에 따르면 학생 A와 B는 신문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1학년 때는 학보사가 있는지도 몰랐다”는 것이 학생 A의 답변이었다. 한편 학생 C는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아이템 선정이 미흡하다”는 의견을 냈다. 학생 A와 C는 학보사가 디지털 플랫폼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학생 C는 “젊은 세대인 대학생이 종이신문을 읽을지 의문이 든다”며 “학교 어플을 통해 신문사 항목을 만들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학생 B는 “투명한 운영과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학보사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학보사의 존재 의의와 가치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학생 B는 “학보사가 전하는 정보는 이미 학교 공지를 통해 대부분 알고 있다”며 “신문을 읽는 사람도 적어서 학보사가 꼭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반면 학생 A는 “국가라는 사회에서 언론이 필수불가결한 존재인 것처럼 학교라는 사회 내에서도 학보사의 존재가 없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학생 C도 “대학이라는 작은 사회에 대한 비판과 견제 역할은 필요하다”며 “학보사는 존재해야 한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비췄다.< 저작권자 © 광운미디어위원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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