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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 속, 작은 변화에 감동하다공간, 사람을 담다
최승호 기자  |  csh1198@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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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8  09: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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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이 코너도 벌써 마지막 호에 다다랐다. 사실 지금까지 많은 주제들을 다뤘으나, 전하고 싶은 내용은 항상 한 가지였다. ‘공간은 스스로 있지 않다. 그곳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그들의 이야기에 의해 공간은 비로소 존재한다’는 것이다. 애플스토어, 대림창고, 스타벅스, 혜화까지 모든 공간은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고 그것들이 공간을 형성했다. 붉은 벽돌이 누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루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오브제가 되듯이 말이다. 마지막 코너에선 앞서 다룬 내용들을 총망라해 다양한 오브제가 일상 속에서는 어떻게 스며들 수 있는지 얘기해보고자 한다. ‘놈코어’라는 단어를 들어봤는지 모르겠다. 이 단어는 미국 뉴욕의 트렌드 분석기관 케이홀에서 최신 트렌드에 대해 발표하면서 화두가 된 단어다. 놈코어는 평범함을 뜻하는 ‘노멀(normal)’과 철저함을 뜻하는 ‘하드코어(hardcore)’의 합성어로 ‘꾸몄지만 안 꾸민 듯’ 이라는 말도 여기서 파생됐다. 이를 케이홀은 ‘다르지 않음에서 오는 자유로움 추구’라고 말한다.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자는 이 문구에서 굉장한 전율을 느낀다. ‘다르지 않음에서 오는 자유로움 추구’ 한 번 상상을 해보자. 늦은 밤 지쳐서 집에 돌아왔다. 불은 모두 꺼져있고 너무나 적막하다. 벽체들은 마치 나를 옥죄는 듯하고, 침대에 누워 바라본 천장은 마치 관에 누워 바라보는 관뚜껑 같은 느낌을 준다.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린가 싶을 수 있다. 이번엔 똑같은 집에 작은 전등을 하나 켜놓은 상상을 해보자. 늦은 밤 지쳐서 집에 돌아왔다. 칠흑 같은 어둠 속 작은 전등이 홀로 빛나고 있다. 그 앞에 앉아보니 주변의 벽체들은 마치 나를 위로하는 듯하고, 천장은 내 머리를 쓰다듬는 듯하다. ‘다르지 않음’에서 오는 ‘자유로움 추구’를 기자는 ‘일상 속’ 느끼는 ‘다양한 감정’으로 해석해보려 한다. 최근 대부분의 사람들은 티비의 공중파 방송보다는 유튜브를 통해 영상을 시청한다. 인위적이고 과장된 공중파보다는 조금 더 일상적이고 친근한 크리에이터들에게 끌리고 있다. 오히려 과장된 것들에서 거부감을 갖는 것이다. 물론 친숙하다는 것 자체로만은 그다지 매력이 있지는 않다. 정체된 이미지는 지루함, 따분함 등 부정적인 영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자유로움 추구’와 ‘다양한 감정’이다.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 즉, 놈코어다. 사실 현학적인 건축가들이 만든 멋진 공간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이용자들의 마음에 감정적 동요를 일으키지 못하는 그들만의 인위적인, 과장된, 겉으로만 근사한 언어는 길거리의 돌멩이와 다르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곳의 사람들의 일상 속 놓치고 있는 것들을 새로운 이미지로서 보여주고 색다른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앞의 사례처럼 요즘 사람들은 너무나 일상적이지만 색다른 이야기가 담겨있는 대상에 감동한다. 더 이상 화려한, 격식 있는 것들이 활개를 치던 시대가 아니다. 일상의 진부한 이미지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신선함, 감동에 가치가 생기는 시대이다. 절망적인 것 같은 집도 전등이 만들어낸 작은 변화에 의해 따뜻한 안식처로 변하듯이 말이다. 지난 1일부터 청계천 빛초롱 축제가 열리고 있다. 해가 진 어두운 청계천의 밤을 동화 속에서 보던 캐릭터들이 환하게 밝히고 있다. 우리의 일상을 위로해주던, 물에 근심을 흘려보내던 그곳을, 조선시대의 장승과 무사 모양의 전등이 밝히고 있는 것에서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우연히 지나다 마주친 종로의 어두운 골목은 왠지 어수선하고 으슥하지만, 늦은 저녁에는 작은 빛들이 모여 퇴근길 사람들의 마음을 채워주는 따뜻한 거리로 변한다. 청계천의 등불, 어두운 종로 골목 가게의 빛 등 진부하다고 여기던 일상에서 어쩌면 놓치고 있었을 작은 이야기, 변화만으로 그곳은 전혀 다른 공간이 된다. 공간은 절대 벽체따위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에 따라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길을 지나다 떨어지는 낙엽이 너무 아름다워 멍하니 바라본 일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좋은 공간이다. 많은 스타일의 디자인 방식, 이미지에 대해 다뤘지만 결론은 ‘놈코어’로 맺고 싶다. 사실 뛰어난, 좋은 공간은 극히 주관적이며 정의될 수 없다. 자신의 일상 속 문득 좋은 감정을 느낀 대상, 그곳이 바로 좋은 공간이다. 지금까지 코너를 진행하며 하고 싶은 말이 항상 많았기에 글이 혼란스럽다고 느꼈을지 모르겠다. 마지막까지 혼란스러운 글을 남기는 것 같아 죄송스럽다. ‘공간’이라고 말하면 이를 좀 어렵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공간은 사람 그 자체이며, 사람 없는 공간은 더 이상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이 글을 보는 모든 독자들이 앞으로 살아가며 놓치고 있던 것, 보지 못했던 것, 나만의 공간을 찾으며 본인의 삶이 더욱 풍성해지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려 한다.< 저작권자 © 광운미디어위원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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