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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운대신문여론/칼럼
기소되기 전에 무릎부터 꿇어라신비한 법학사전
정진수 기자  |  ppnggg1995@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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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8  09: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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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걸그룹 f(x)의 멤버였던 설리(최진리)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세상을 떠났다. 자살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악성 댓글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증 때문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악성 댓글로 연예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과거 최진실, 유니 등 여러 사건들이 그러했다. 만약 이들이 악성댓글을 작성한 사람들을 법적으로 문제삼았다면, 명예훼손죄가 적용됐을 것이다. 그럼에도 명예훼손죄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이기에, 폐지하자는 주장이 많다. 특히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경우, 보다 반발이 심하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법률체계는 명예훼손을 어디까지 인정하고 있을까. 명예훼손죄는 형법 제307조에 규정돼있다. 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있다. 이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관한 규정이다. 2항은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있다. 2항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으로 가중처벌 규정이다. 명예훼손죄의 객체, 즉 피해자는 어디까지 인정될까. 자연인과 법인, 그리고 법인격 없는 단체도 객체가 될 수 있다. 다만 법인격이 없는 단체의 경우 집단명칭이 일반인과 명백히 구분될 수 있을 만큼 특정되고, 집단의 모든 구성원에 대해 관련성이 있을때만 명예훼손죄가 성립된다. 예를 들면 ‘학생들’은 명예훼손죄의 객체가 될 수 없지만, ‘A대학교 B학과의 C모임 학생들’의 경우는 객체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는 명예훼손죄에 의해 처벌되는 행위 중 공연성의 의미가 문제 된다. 우리나라 판례는 공연성의 의미를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때 전파성 이론도 적용된다. 전파성 이론은 다수인에게 말하지 않고 한사람에게 말하는 경우라도 그 사람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때에는 공연성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명예훼손죄의 행위에 관한 다음 문제는 ‘사실의 적시’다. 여기서 ‘사실’의 의미는 현실적으로 발생하고 증명할 수 있는 과거와 현재의 상태를 의미한다. 장래의 사실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장래의 사실을 적시하더라도 과거와 현재 사실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그 내용을 포함하는 경우는 ‘사실’에 포함된다. ‘적시’는 사람의 사회적 가치, 평가를 저하시키는 데 충분한 사실을 지적, 표시하는 것이다. 이때 반드시 피해자의 성명을 명시할 것은 요하지 않고, 표현의 내용과 주위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누구에 대한 명예훼손인지 알 수 있을 정도면 된다. 마지막으로 문제 되는 행위의 요소는 ‘명예훼손’이다. 명예훼손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직접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면 기수(旣遂)가 되며, 현실적으로 상대방이 인지할 것은 요하지 않는 추상적 위험범이다. 예를 들면 갑이 대중목욕탕에서 “어제 방화한 자는 을이다”라고 말한 경우, 목욕 중의 사람들이 TV를 보느라 이를 귀담아듣지 않은 경우에도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 다음 문제 되는 것은 고의와 착오다. 명예훼손죄는 고의범이며, 허위사실을 진실로 인식하고 적시한 경우, 진실한 사실을 허위사실로 오인하고 적시한 경우 모두 제307조 제2항의 가중처벌이 적용되지 않고 제307조 제1항의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의 승낙과 정당행위, 그리고 형법 제310조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된다.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이다. 만약 형법 제310조가 없다면 뉴스 진행자와 기자들은 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모두 처벌됐을 것이다. 이 조항은 개인 명예의 보호와 언론자유의 보장이라는 양 법익의 조화를 위해 규정된 특수한 위법성 조각 사유다. ‘진실한 사실’은 중요 부분이 진실하면 되고, 허위사실이더라도 행위자가 진실한 사실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제310조가 적용돼 위법성이 성립하지 않는다.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서 ‘오로지’는 주로의 뜻으로 해석되며, 유일한 동기일 필요는 없다. 판례는 ‘공공의 이익’을 국가, 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되는 것으로 설명한다. 명예훼손죄는 현대사회에서 매우 흔한 범죄이며, 우리에게도 쉽게 발생할 수 있는 범죄다. 불행 중 다행으로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형사소추할 수 없는 범죄다. 만약 명예훼손죄를 범했다면 기소당하기 전에 피해자와의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작권자 © 광운미디어위원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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